터치스크린 관련주들이 잔인한 4월을 보내고 있다. 주요 터치 주의 주가가 최근 눈에 띄게 빠지면서 지난해 가장 주목받았던 테마에서 투자자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모습이다.
테마를 이끌었던 디지텍시스템·이엘케이는 올해 첫 거래일 일제히 상한가로 매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연초 대비 30%가량 하락하며 무기력한 주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올초 상승 탄력을 받으며 2만8750원까지 올랐던 디지템시스템스는 현재 2만원대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7일 증시에서는 0.25% 내린 2만50원으로 마무리했다. 최근 한달간 주가는 13%나 빠졌다.
3만원에 바짝 다가섰던 이엘케이 역시 최근 2만2000원대로 주가가 주저 앉았다. 3월 중 2만원대가 무너진 뒤 다소 회복되긴 했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20%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해 무서운 상승세로 질주했던 멜파스 역시 최근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8만원 안팎에서 거래됐던 멜파스는 이번달 들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며칠새 주가가 7만원대 초반에서 횡보하고 있다.
업종 애널리스트들은 터치스크린 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경쟁 심화에 따른 단가인하 압력이 그 어느때보다 심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지난해 시장 전망이 워낙 밝았던 탓에 이를 능가할 모멘텀이 부족한 것도 마찬가지다. 아이폰이 채택하고 있는 정전방식으로 터치스크린 시장의 기술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지만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면서 별다른 모멘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 조정이 큰 만큼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선택적인 접근을 권했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쟁심화와 판가하락은 IT 산업의 사이클 상에서 반드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과연 어떤 업체가 수익성을 방어하면서 점유율을 늘려나갈 수 있는가를 판단한 뒤 선택 매수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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