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향후 미개척 영역인 유인 우주기술 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정보통신(IT)처럼 강점이 있는 분야의 블루오션 발굴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으로서 지난 2008년 4월 8일 우주로 향했던 이소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팀 선임연구원이 우주 비행 2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우주 개발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언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가 유인 우주선 발사 로드맵이 전무한 것에 대해 “미국·러시아 등 선진국들이 이미 앞서 나간 상황에서 꼭 우리나라가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블루오션을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이를 빨리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IT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이 연구원의 견해다.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막대한 투자 대비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유인 우주선에 뚜렷한 장기 계획이 없다. 우리보다 기술 개발이 20년쯤 앞선 일본 역시 우주 화물선 등에 주력하면서 유인 우주선에 대해서는 섣부른 투자를 경계하고 있다.
이 연구원이 항우연과 올해부터 개발에 착수한‘한국형 유인 우주 프로그램’도 유인 우주선을 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기보다 한국 우주인의 성과를 사장시키지 말자는 의도가 강하다.
우리나라가 이공계에 대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연구원은 지난 2년간 미국 국제우주대학(ISU)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당장 3년 뒤에 써먹을 거리는 많지만 장기적인 미래 투자가 부족하다”며 “이대로 안일하게 대응하다가는 경쟁국들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됐다”고 경고했다.
졸업 후 스스로 창업을 하고 자금을 펀딩할 준비가 돼 있는 미국 이공계 학생들에 비해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온실 속의 연약한 화초나 다름없다”는 쓴소리도 이어졌다.
국가가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자해 육성한 우주인의 일상이 인기 스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너무 바빠 미래를 설계할 여유조차 없다는 속마음도 털어놨다.
지난 2년간 이 연구원은 대중강연 135회, 기획강연 23회, 과학행사 78회, 대중매체 활동 140회, 교육홍보 DVD 3만8000여개 제작은 물론이고 KAIST 겸임교수로도 활동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가장 절실한 것은 딱 몇 개월만 재충전을 위한 휴식을 취하면서 기존 전공 분야인 바이오를 포함해 향후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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