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의 바이탈리티(Vitality)에서 개발한 글로우캡은 기존 약통 뚜껑에 무선인터넷, LED전구, 그리고 약통 사용을 감지하는 센서를 장착했다. 평상시에는 파란색이던 LED전구가 약을 복용해야하는 시간이 다가오면 오렌지 색으로 깜빡거리며 멜로디를 내다가, 시간이 지나도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무선인터넷을 통해 사용자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약 먹을 시간이 지났음을 알려준다.
이뿐 아니라 약통 뚜껑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약 복용 횟수를 기록해서 주치의에게 사용자가 처방대로 약을 먹었는지 통지해 준다. 글로우캡은 현재 아마존을 통해 한 세트에 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디지털 혁신의 첫 단계는 이와 같이 기존 물리적 제품에 초박형 디지털 기술을 접목함으로서 기존 제품이 할 수 없었던 기능을 첨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혁신은 기존의 물리적 제품을 어떻게 바꾸는가.
첫째 프로그래밍 기능이 첨가된다. 글로우캡은 약 처방에 따라서 각기 다른 주기로 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 둘째 디지털화된 제품은 각각 유일한 주소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똑같은 글로우캡이라도 각기 다른 주소를 가지고 있게 된다. 셋째 글로우캡의 경우처럼 디지털화된 제품은 각양의 센서를 가지고 이전에는 수집하지 못하던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넷째 유일한 주소를 이용함으로써 디지털화된 제품은 통신 기능을 첨가할 수 있다. 다섯째 디지털화된 제품에는 메모리 기능이 첨가된다. 하루에 몇번 약통이 열렸는지 기억할 수 있고, 언제 약통이 열려야 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여섯째 디지털화된 제품을 통해 우리는 과거를 추적하여 재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글로우캡에서 파생된 데이터를 통해 주치의는 환자가 지난 1년 동안 복용한 약의 기록을 재구성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화된 제품에서 파생된 데이터는 다른 소스에서 발생한 디지털 데이터와 합성해서 새로운 정보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글로우캡 사용 데이터를 사용자의 트위터와 결합함으로써 주치의 혹은 환자의 보호자에게 실시간으로 약 복용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다.
이 일곱가지 디지털 특성은 기존 제품의 색상·재질·무게·형상 등과 같은 물리적 특성과 결합해 기존 제품을 향상 시킬 뿐 아니라, 다른 디지털 제품 및 서비스와 결합함으로써 애당초 계획하지도 않았던 제품을 창출하는 무한혁신의 기초가 된다. 글로우캡은 자신들의 제품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API를 개발해 제3의 개발자들이 글로우캡을 이용한 모바일 앱이나 웹서비스를 만들거나 아니면 기존의 의료정보시스템과 연동하는 서비스를 만들수 있을 것이다.
또 약국에서 바로 복용지침을 글로우캡으로 다운로드하는 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다. 이같은 무한 혁신을 통해 디지털화된 약통 뚜껑은 더이상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약을 복용해야하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플랫폼으로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유영진 템플대 경영대 교수 yxy23y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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