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컨버전스 vs 디버전스 ‘기싸움’

단순히 생각하면 ‘아이패드’로 가장 영향을 받게 될 기기는 전자책(e북)이다. 아이패드가 인터넷 검색, 동영상 재생 등과 더불어 도서 콘텐츠 읽기가 주요 기능인 e북 영역까지 포괄하기 때문. 그러나 e북 업계 속내를 보면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단말기 제조 업체와 콘텐츠 유통 업체의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e북 단말기 ‘스토리’를 내놓은 아이리버는 “기대 반, 걱정 반”이라며 “e북은 책 읽기라는 본연의 기능에 최적화된 단말기로 아이패드와 견줘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법제처와 같은 정부 기관과의 제휴, 특화된 콘텐츠 제공 등으로 국내에서 아이패드가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겠다”며 콘텐츠 수급 문제가 당면 과제가 될 것임을 드러냈다. 또 다른 단말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 측은 “삼성 e북은 여러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는 범용 단말기로 발전해나갈 것”이라며 단말기 제조사의 기술력을 강조했다.

반면 인터파크INT는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인터파크는 다양한 단말기에 자사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

성동유 인터파크INT e북 기획팀장은 “인터파크 전자책 서비스 ‘비스킷’을 제공할 수 있는 단말기에는 아이패드도 포함될 수 있다”며 “아이패드 출시는 콘텐츠를 서비스할 수 있는 채널이 확대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바라봤다. 성 팀장은 또 “결국 인터넷 서점 등과 같이 콘텐츠를 보유한 업체가 e북 시장 주도권을 쥘 것”으로 전망했다.

PMP 업계는 당장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민희 코원시스템 팀장은 “일단 나와봐야 안다”면서도 “PMP는 휴대성을 강화한 기기로 이동 중에 사용하는 이들이 많지만 아이패드는 9.7인치 크기라서 PMP만큼 휴대성을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또 “PMP는 다양한 동영상 파일 형식을 제공하고 교육용 동영상 강의에 특화된 제품”이라며 “아이패드와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PC 업계도 당장 파장을 예측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LG전자 측은 “연내 태블릿 PC를 출시할 예정이긴 하지만, 아이패드와 노트북PC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라며 “아이패드가 얼마나 팔릴지, e북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어떻게 될지도 지켜보아야 한다”며 PC시장으로 타깃이 맞춰지는 것을 경계했다.

최근 아이패드와 유사한 제품인 ‘슬레이트’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는 HP 측은 “출시 시점, 사양 등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