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시장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이 전개되는 가운데 전통 강자인 시게이트가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지켜냈다.
23일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시게이트는 총 4990만대의 출하량과 30억3000만달러(약 3조4300억원)의 매출액으로 HDD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했다.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8% 늘어나며 점유율 31%를, 매출액도 14%나 증가해 점유율 34%를 각각 기록했다.
2위인 웨스턴디지털은 이 기간 4950만대의 출하량과 25억7000만달러(약 2조91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 박빙의 차이로 시게이트를 바짝 좇았다. 출하량과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각각 12%, 19%나 증가한 수준이다. 출하량 기준 점유율로는 30%로 시게이트를 목전까지 추격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4분기 웨스턴디지털이 시게이트를 제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이들 양강을 제외한 상위 5대 HDD 업체로는 히타치글로벌스토리지·도시바/후지쯔·삼성전자가 각각 뒤를 이었다. 그러나 출하량 기준 점유율에서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을 합치면 무려 61%의 점유율에 달해 HDD 시장의 양강 구도가 더욱 뚜렷해졌다. 그만큼 이들 두 업체간 선두 경쟁도 치열한 셈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올 들어서도 공격적인 설비 투자 확대를 단행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은 각각 지난해 5억5000만달러, 6억5000만달러였던 투자 규모를 올해 양사 모두 7억5000만달러로 늘려 잡았다.
아이서플라이는 올 1분기 HDD 시장이 비수기 영향 탓에 다소 주춤하겠지만 한해 내내 수요 전망은 밝다고 설명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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