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솔루션업체 CEO들 ‘앱스토어 고민되네’

최소 인원 투입해서 성공해도 배고픈 대박

“수십명을 이끌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앱스토어에서 거두는 일시적인 인기와 매출로는 투자·개발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모바일 솔루션 업체 A사 사장)

아이폰 출시 이후 불어닥친 스마트폰 열풍으로 앱스토어(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통한 이른바 ‘대박’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정작 모바일 솔루션 업체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속내는 기대만큼 밝지 않다. 스마트폰과 앱스토어로 달라진 통신시장의 환경이 분명 ‘기회의 장’이 되고 있지만, 역으로는 ‘위기’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남는게 없다=개인 개발자들이나 기업들이 앱스토어 유료 판매를 통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매출과 수익을 기록했다는 소식은 이제 새롭지 않다. 국내 1호 애플 앱스토어 대박 신화를 낳은 ‘헤비매크’는 모든 개발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겼다. 기업 중에는 ‘홈런배틀3D’ 등 10종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지난해 20억원 안팎의 매출에 이어 올해 100억원을 목표하고 있는 컴투스의 선전이 눈에 띈다. 하지만 약 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국내 앱스토어 등록 개발자(사)에 비춰보면 아직은 소수에 불과하다.

직원의 월급을 걱정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골치거리다. A사 사장은 “개인이 앱스토어를 통해 수억원의 매출을 거둔다면 분명 성공이자 대박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최소 수명의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선 배고픈 대박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대기업 ‘우산속’이 낫다=그동안 이통사의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해오며 나름대로 안정적인 경영기조를 유지해온 B사 사장. 최근 안드로이드·윈도모바일·바다 등 스마트폰 플랫폼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본격화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지만 마음 한 켠에선 부담이 크다.

분명 스마트폰과 앱스토어 시대의 부상으로 운신의 폭은 넓어졌지만 아직 사용자 수가 제한적인 국내 시장에서 얼마나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에 드는 물음표 때문이다.

B사 사장은 “앱스토어에서 2달러 수준의 애플리케이션을 올려 10만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졌을 때 단순히 계산해봐도 애플에 30%를 떼고 나면 거둬들일 수익은 2억원이 채 되지않는다”며 “오히려 휴대폰 제조사나 이통사에 프리로드(사전탑재) 하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과 애플리케이션 특성에 맞는 투자 필요=아직까지는 이통사와 제조사의 이른바 ‘반쯤(?) 닫힌 정원’에 있는게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일부 업체들은 앱스토어용 제품과 이통사용 제품으로 구분해 접근하는 ‘양동작전’의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앱스토어에서 대박을 내기가 쉽지 않지만 이미 가시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업과 개인이 등장하고 있는만큼 기업의 투자여건과 목표 시장에 맞는 단계적이고 차별화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단순히 일회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공급에 그치지 않고 다른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된 서비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은 “게임이나 사전 등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미 하루 1000개씩 팔리거나 100만건에 달하는 내려받기가 이뤄지는 등 성공사례가 등장하고 있다”며 “앱스토어 시장 진출은 기업이 선택할 문제지만, 판단이 섰다면 시장의 추이와 제품의 특성에 맞춰 전략적인 목표설정과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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