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부신 미모는 아니어도 외모 때문에 주눅들 줄은 몰랐다. 못 생긴 외모가 불편한 것이지 부끄러운 것은 아닌 줄 알았다. 그런데 자연스럽던 노화가 병처럼 취급되고 개성있는 이목구비가 무능력처럼 여겨진다. 이제 못생긴 외모는 불편한 것뿐 아니라 불행한 것이 되었고 부끄러움과 무능의 징표가 되었다. 자신 없는 외모가 무력감으로 나를 뒤덮더니 종국에는 자신감마저 빼앗아 가버렸다. 못생긴 외모만 의학의 힘을 빌릴 것이 아니라 콤플렉스로 뒤덮인 마음까지 의학의 힘을 빌려야 할 판이다.
요구하는 스펙이 많아지고 있다.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봉사, 인턴실습에 덧붙여 성형수술까지, 갖춰야 할 것도 참 많다. 외모에 대해서도 요구가 늘고 있다. M자 곡선, S라인, V라인, Six 팩, 고등어 근육, 꿀벅지 등 다듬어야 할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널부러진 배와 살이 염치없을 정도로 외모 기대수준이 한없이 높아간다. 의연하게 무시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는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EBS "인간의 두얼굴" 코너에서 똑같은 사람이지만 어떤 옷을 입었느냐에 따라 호감도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실험했다. 외모로 평가받는 것에 대해 억울해 할 시간에 외모를 어떻게 가꿀지를 고민하자. 비싼 명품과 멋진 차가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자신감 있는 표정과 센스있는 미적 감각을 발휘해 보자. "원래 나는 못해"라고 딱지 붙이지 말고 "남들은 어떻게 입나? 배가 들어가려면 무얼 해야 할까? 다정한 표정이란 무얼까?" 관찰하고 거울보자. 안 하다 보면 못한다. 하다 보면 잘하게 된다. 정 고칠 수 없고 정 의지가 안생기면 외모를 뛰어넘는 다른 것으로 승부하자. 우열을 가리기가 애매할 때 외모는 작용한다. 철저하게 변별력있는 실력으로든, 외모와 달리 극적 반전이 있는 너그러운 성격으로든, 외모를 앞지를 히든 카드를 마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