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Review]아날로그반도체-이윤식 KETI 시스템반도체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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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반도체 로드맵회의에서 기존의 금융산업 자본주의가 생명 자본주의로 전환하고 있음을 발표한 것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인간가치에 대한 요구 확대로 IT분야도 기계 동선(動線) 중심에서 인간 동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닌텐도의 DS(기계 동선)에서 WII(인간 동선)로 중심축이 옮겨가고 아이폰·아바타 신드롬이 그 예다. 즉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반영한 제품 선호가 확대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을 담당할 것이 아날로그반도체다.

 디지털은 컴퓨터의 특성인 2진수 기능을 담당하기 위한 원천기술에 해당하고 아날로그는 디지털의 기능을 최적화하고 실질 사용자인 인간과의 접속을 위한 기술이다. 아날로그반도체는 특성상 완제품보다는 정형화된 반도체 지식재산권(IP) 형태의 제품으로 더 많이 활용된다. 독자적인 제품 시장도 있지만 모든 반도체에 하나의 기능으로 꼭 들어간다는 얘기다.

 최근 아날로그 집적회로 설계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가격 측면에서 유리한 디지털 IP와 아날로그 IP를 하나의 칩으로 만드는 시스템온칩(SoC) 설계 분야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메모리 및 마이크로프로세서 중심의 디지털 IP는 이미 일반적으로 SoC화에 활용되고 있는 반면에 아날로그 IP는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아날로그는 디지털과는 달리 모든 시스템에 일괄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를 하기가 어려워 시스템에 따라 별도의 IP 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날로그반도체 설계는 경험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숙련된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이는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기업이 제품을 적기에 출시할 경우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현재 국내 아날로그 인력 수급 상황은 경쟁국에 비해 열악한 편이고, 아날로그반도체의 국내 기술 및 생산도 부족해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SoC산업의 발전은 다양한 반도체 IP 확보를 기반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아날로그 없이 SoC 발전을 꾀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국내 기술은 메모리 및 디스플레이 등의 협소한 분야에서만 두각을 나타내고 있을 뿐 부가가치가 높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SoC 분야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이를 인식해 지경부는 ‘시스템반도체 2010사업(단장 김형준)’을 통해 아날로그 IP를 포함한 IP 시스템 구축의 기반사업과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했다. 전자부품연구원도 국가적 차원의 반도체 활성화와 활용을 위해 IPCoS센터를 1998년 설립하고 총 550종의 반도체 IP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을 구축한 바 있다.

 그러나 아날로그 IP는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지원 부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아날로그반도체는 특성상 지속적 지원, 개량 개선이 필요한 이유로 학교와 연구기관의 선행 기술 개발과 실리콘 검증 후에 상용화를 위한 지속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IP 전문기관의 육성으로 실리콘 검증, 파운드리 포팅, IP 제품을 수요기업에 맞도록 개량하고 사업화해 아날로그반도체를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필요한 아날로그반도체의 개발을 의뢰하는 순기능의 전후방 산업 구조 구축이 절실하다.

 이윤식 전자부품연구원 시스템반도체 연구본부장 leeys@ke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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