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최대주주 변경 잦을수록 부실…`주의`

　코스닥기업 가운데 최대주주 변동이 잦을수록 경영상태가 엉망이거나 횡령 사고가 빈발하는 등 부실회사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35개 코스닥기업 가운데 최대주주를 변경한 기업은 187개사(18%), 건수로는 30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0%인 149개사가 2008 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33%인 62개사는 손실 누적으로 2008년 말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대주주가 3회 이상 변경된 25개사 가운데 96%에 해당하는 24개사가 당기순손실을, 76%인 19개사가 자본잠식을 기록해 최대주주 변경이 잦을수록 부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대주주가 변경된 코스닥기업의 횡령, 관리종목 지정, 상장폐지 실질심사 발생 비율은 각각 9%, 21%, 16%로 나타났다. 이는 코스닥 상장사 전체 평균인 4.1%, 4.6%, 4.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신규 최대주주의 평균 지분율도 21%로 코스닥기업 전체 평균 지분율 33%보다 낮게 나타났다. 3회 이상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의 경우 신규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12%로 더 낮아졌다. 최대주주 변경이 잦을수록 지분율도 낮아진 것이다.

　최대주주 변경 방식은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75건(25%)으로 가장 많았고, 주식매매 69건, 유상증자 참여 59건, 기타(합병·분할, 상속·증여, 전환사채 전환, 신주인수권부사채 행사 등) 97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영권 양수도 계약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75건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평균 65억원으로 상반기 75억원에서 하반기 56억원으로 하락했다.

　금감원은 최대주주 변경이 잦으면 신규 최대주주가 지분 인수 후 기업가치 제고보다 주가조작, 배임·횡령 등 불법 행위를 할 개연성이 높다며 최대주주 변경이 잦고 지분율이 낮은 부실기업에 대한 모니터링과 증권신고서 등 공시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또 지분율이 낮은 최대주주가 주주총회에서 이사선임, 사업목적 변경 등을 통해 인수회사를 불법 행위에 이용할 개연성이 있다며 최대주주 변경이 잦은 회사 투자에 주의할 것과 주총에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