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원 “도요타, 소송 원고들에 자료은폐”

도요타 자동차가 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에게 관련 자료를 고의로 은폐했다고 미국 하원의원이 주장했다.

미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의 이돌퍼스 타운즈 위원장은 26일 도요타 북미법인의 이나바 요시미 사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도요타가 차량의 주요 설계도면과 시험운전 결과가 담긴 자료를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비난했다.

타운즈 의원은 서한에서 “도요타 차량을 몰다 사고로 다친 피해자들은 도요타 측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요구한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음으로써 또다시 다친 셈”이라며 “교통안전 당국에도 도요타가 관련 정보를 은폐했을 수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타운즈 의원은 특히 도요타의 법률고문을 역임한 디미트리오스 빌러 변호사로부터 입수한 문서를 인용, 도요타가 재판부의 자료제출 명령을 일상적으로 어겨왔다고 주장했다. 타운즈 의원은 빌러 변호사가 지난 2005년 9월 1일 작성된 도요타 사내 문건에서 원고측 변호인단에 도요타가 의무적으로 제출해야했던 자료를 고의로 숨겼다고 밝혔다고 전하고, 이는 도요타의 구조적인 법률 경시 풍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비난에 대해 도요타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도요타는 성명을 통해 기업들이 소송에서 제기된 문서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면서 도요타는 생산자 책임 관련 소송에서 적절히 행동해왔다고 주장했다. 도요타의 신디 나이트 대변인은 “이런 기조에 따라 도요타는 기업 비밀과 경영자료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타운즈 의원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타운즈 의원의 의혹제기가 사실이라면 도요타가 법적인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전직 연방검사와 미 증권거래위위원회(SEC) 조사관을 역임한 제이콥 프렌켈 변호사는 도요타가 만약 부적절하게 관련 자료를 숨겨온 것이 사실이라면 도요타가 더욱 난국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의회는 (도요타의) 법정에서의 잘못을 제재할 수 없지만 재판부는 할 수 있다”며 이 문제로 도요타가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