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276)직장탐구생활-매너는 학교에서 안배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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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애들’의 매너가 한심스럽다. 기본 예의도 없고 직장매너도 꽝이다. 눈이 마주쳐도 인사도 안 하고, 비 오는 금요일도 아닌데 조리를 신고 출근한다. 지각만 겨우 면할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출근해서 삼삼오오 담배 피우러 나가고, 퇴근시간이 되기가 무섭게 탈탈 털고 일어선다. 회식에선 애인이 왔다며 먼저 자리를 뜨고, 야유회에선 감기 기운이 있다며 먼저 가 눕는다. 말하기도 쪼잔하고 안 하자니 열불나서 ‘요즘 애들’을 보는 눈이 곱게 떠지지 않는다.

 

 뉴욕에서는 ‘사교적인 적극성’이 런던에서는 ‘부담스러운 전도활동’처럼 비치기도 한다. ‘빅맥 세트메뉴’로 한 끼 식사를 하는 것이 뉴욕에서는 ‘돈 안 들이고 성급히 한 끼를 때우는 것’이지만 모스크바에서는 ‘지위’를 표현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지리 못지 않게 시대도 거리감을 만든다. 우리가 갖고 있는 매너에 대한 기대가 ‘요즘 애들’에게는 쌍팔년도식 고정관념으로 비치기도 한다. 우리는 회식이나 야유회에 끝까지 남아 있는 게 매너지만 그들에겐 쓸모없는 소모전일 수 있다. 내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 진정 당연한 것인지 재검토하는 겸양을 발휘해 보자. 정녕 회식은 모두가 3차까지 폭탄주로 망가져야 하는지, 야유회는 주사위 굴리듯 후배를 굴리는 자리여야 하는지, 새겨보고 의심해 보자. 그들을 탓하기 전에 내 해석방법을 거꾸로 볼 필요가 있다. 시계를 거꾸로 되돌려 보면 나도 예전에는 ‘요즘 애들’이었다. 그때 윗세대들이 보기에는 나도 자기주장 강하고 정작 일 처리는 더디며 말귀는 못 알아듣고 선배 스타일을 딱딱 못 맞추는 ‘요즘 애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철 들고 실력 늘어 ‘요즘 애들’을 관리하고 있지 않은가. 매너 없는 ‘요즘 애들’을 탓해봐야 내 간 수치만 오른다. 그보다는 어떻게 흥미를 유발하고 어떻게 마음을 사로잡을지를 연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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