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비즈,또 다른 코리아의 힘] <3>기후변화를 넘어서자(3)SK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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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2010년 신년사를 통해 “기술 기반의 새 성장 엔진 발굴을 통해 SK에너지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도록 하겠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녹색 성장을 위한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SK에너지는 이와 관련, 내달 1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자동차용 및 에너지 저장용 배터리의 개발·제조·판매 및 관련사업, 탄소배출권 거래 및 이에 수반되는 관련 사업을 새로운 사업으로 정관에 추가하기로 했다.

그동안 과감한 투자를 이어왔던 △그린카 배터리 △청정 석탄에너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생산하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인 ‘그린폴(Green Pol)’ 등 녹색성장 관련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SK에너지는 이와 함께 정유·석유화학분야의 메카인 울산공장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목표관리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등 에너지효율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 기존사업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SK에너지는 지금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SK 리튬 배터리 세계 누빈다=SK에너지는 지난해 10월 말 메르세데스 벤츠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독일 다임러 그룹의 하이브리드카용 리튬이온 2차전지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다임러 그룹이 하이드브리드카 기술 개발을 위해 설립한 ‘글로벌 하이브리드 센터’ 프로젝트에 참여해 다임러와 공동으로 2년 동안 배터리 개발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SK에너지와 다임러가 개발한 배터리는 다임러 그룹이 최대주주로 있는 미쓰비시 후소의 하이브리드카에 공급된다. SK에너지는 다임러와의 계약으로 세계 세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한 리튬이온 전지 분리막(LiBS) 소재 제조기술과 30년 이상 축적된 박막 코팅 기술, 배터리 팩·모듈 제조기술 등 리튬이온 전지 관련 소재 및 제품 관련 기술력을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았다.

SK에너지는 최근 또 다른 국내외 기업과의 계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구자영 사장은 지난달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에너지업계 신년인사회에서 “구체적으로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국내외 자동차 기업들과 조만간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계약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분야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든 SK에너지가 배터리부문에서 어느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석탄에서 석유를, 이산화탄소로 플라스틱을=SK에너지는 석탄에서 가스와 석유를 합성해 해는 청정 석탄에너지 기술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석유 및 천연가스 대비 매장량이 3배에 달하는 석탄을 이용해 석유·화학제품·전기 등 다양한 에너지 및 자원으로 전환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석탄은 석유가와 유사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석탄에서 석유를 합성하는 기술(CTL)이나 가스를 합성하는 기술(SNG)은 고급석탄을 사용할 경우 그 효과가 반감된다. 이 때문에 SK에너지는 값싼 저급석탄을 효율적으로 가스화하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판단 아래 저급석탄용 가스화기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석탄 가스화 과정 중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공해물질의 배출을 혁신적으로 낮추는 기술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저급탄을 ‘석탄 가스화’ 공정을 통해 합성가스로 전환하고 이 합성가스를 활용해 합성석유·합성 천연가스·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등 진정한 의미의 그린콜(Green Coal)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7월 포스코·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고등기술연구원 등과 MOU를 교환하고 ‘청정 석탄에너지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등 관련사업의 성장을 위해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K에너지는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폴리머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0월 아주대와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에 대한 특허이전 및 연구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이산화탄소를 회수, 저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촉매 기술을 이용해 플라스틱의 원재료인 폴리머로 전환해 실생활에 유용한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들어 자원화하고, 친환경 신소재로 상업화하는 등 기존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의 사용 절감과 함께 세계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는 탄소 배출권까지 확보 할 수 있는 등 획기적인 친환경 신소재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에너지 절감은 나의 힘

SK에너지의 울산콤플렉스(울산공장) 곳곳에는 안전이나 환경과 관련된 내용의 부착물 대신 에너지 절감에 대한 내용들이 자리 잡고 있다.

취임사에서부터 기존 사업의 경쟁력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공장 효율성 증대·비용절감·생산성 향상 등의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석유제품의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마진 악화가 지속되자 원가 절감은 이제 생존을 위해서도 반드시 이뤄내야 과제가 됐다.

SK에너지는 경제 위기와 환율 급등에 따라 에너지 관련 비용 상승이 예상되자 2008년부터 석유생산기술본부장 산하에 에너지절감TF를 만들어 활동 중이다.

에너지절감TF은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공장운영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한 기술·정책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펼쳐지고 있으며 전직원을 대상으로 에너지절감의 시급함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09년에는 ‘우리의 파이를 키우자’는 의미의 WI-PI 활동을 통해 1000억원 정도의 에너지 비용절감 실적을 거뒀다. WI-PI 활동은 SK에너지 석유생산기술본부 엔지니어들이 주축이 돼 비용절감·제품수율 증대·공정능력 증대·유연성 확보 등의 4개 영역에서 19개의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도출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등 자발적인 절감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가장 성공적인 과제로 손꼽히는 증류탑 운전 최적화 과제를 통해 증류탑의 각각에 맞는 최적 가동 조건을 찾아내 압력을 조절함으로써 300여 억 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외에도 SK에너지는 거래처로부터 잉여 부산물을 저가에 구매해 SK에너지의 운휴 시설, 여유용량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거나 반대로 SK에너지의 잉여 부산물을 판매하는 트레이딩 기법을 통해 애경유화와의 폐열스팀 교환 계약을 체결하는 등 2009년 한해 동안 총 1000여억원 비용 절감을 달성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