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이 NBC를 살릴 것인가.’
지난 수년간 폭스·CBS·ABC 등에 TV 시청 황금시간대(프라임타임)를 내줬던 NBC의 시청률과 광고 매출이 동계 올림픽 덕분에 크게 상승했다고 2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전했다.
프라임타임 TV 시청자의 시선을 되돌릴 성공(프로그램)이 절실했던 NBC가 린제이 본(스키), 에반 라이사첵(피겨스케이팅) 등 미국 올림픽 대표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 20일 1일 평균 시청자 수가 2630만명을 넘어섰다는 것. 이는 4년 전 토리노 동계 올림픽 때보다 25% 이상 많은 수준이다.
특히 빙속 1000m 결승에서 샤니 데이비스가 한국 모태범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는 등 미 메달리스트 6명(금메달 3개)이 나온 17일 밤에는 3100만여 시청자를 모아 1840만명에 그친 폭스의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9’를 추월해 눈길을 모았다. 16일까지만해도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9’ 시청자는 2360만명으로 올림픽 중계방송보다 16%나 많았을 정도로 인기를 유지했으나, 2004년 5월 이후 처음으로 프라임타임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런 추세가 밴쿠버 올림픽 폐막까지 이어지면, NBC의 관련 매출이 6억5000만달러(약 7476억원)에서 7억달러(약 805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애초 올림픽 TV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8억2000만달러(약 9400억원)를 썼으되 손실이 2억5000만달러(약 28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던 부담을 얼마간 덜어낼 전망이다.
게리 젠켈 NBC올림픽스 사장은 “미국 대표팀이 (올림픽) 첫 주에 큰 성공을 거둬 조국(시청자)을 사로잡았다”며 “NBC가 지금 (애초 수익) 예상치를 초과할 기회”라고 기대했다.
앨런 워철 NBC유니버설 연구개발 사장도 “올림픽이 (NBC의) 모든 사업에 걸쳐 경이로운 자극을 줬다”고 말했다.
TV 시청률 조사업체인 닐슨코퍼레이션은 그러나 “올림픽이 18∼49세 사이 미국 시청자의 전체 TV 시청률 순위에서 NBC를 월트디즈니 ABC와 견줄 3위까지 올려놓았지만, 여전히 폭스와 CBS에는 뒤처진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주 열릴 여자 피겨스케이팅 등 미국 시청자가 좋아하는 경기에서 금메달 경쟁에 나설 미국 선수가 없어 NBC에 큰 시련이 될 전망이다. 또 미 밴쿠버 올림픽 시청률이 2006 토리노 올림픽 때보다는 많되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때보다 평균 9.1%나 적어 NBC의 중계 수익이 적자 폭을 줄이기는 하되 흑자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NBC는 다만, 올 초보다 아침 방송 ‘투데이(Today)’와 ‘나이틀리 뉴스(Nightly News)’ 시청률이 각각 7%, 15% 오르는 등 밴쿠버 올림픽 ‘후광 효과’가 전체 시청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