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한 발광다이오드(LED) 전문 카페에서는 직관형 형광등(G13베이스) 대체 LED 조명 한국산업규격(KS) 제정 방식을 놓고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다. G13베이스 LED 조명 구현 기술인 ‘스위칭모드전원공급장치(SMPS) 외장형’ ‘SMPS 내장형’ ‘호환형’ 중 어떤 것을 국가 표준으로 선정해야 LED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인지를 묻는 설문조사였다. 투표 보름이 지난 현재, 전체 설문 응답자 223명 중 70%인 156명이 SMPS 외장형을 국가 표준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카페 회원만을 대상으로 한 간이조사였지만 최근 정부가 호환형으로 가닥을 잡은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된 셈이다.
G13베이스 대체 LED 조명 KS 제정을 놓고 정부·업계 관계자들 의견 대립이 심각하다. G13베이스 LED 조명 주요 기술인 SMPS 외장형·호환형 업체들이 제각각 표준 제정을 주장하는 한편, 정부는 호환형에 대해서만 KS 마련을 추진하면서다. 이 때문에 반대 기술에 대한 비방은 물론 감정싸움까지 격해지는 양상이다. 업계는 양측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공정한 기술평가를 통해 표준 제정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기술표준원, 호환형으로 가닥=양측간 공방의 발단은 기술표준원(기표원)이 호환형에 대해서만 KS 표준 제정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기표원은 호환형 제품이 기존 전자식 안정기를 기반으로 한 형광등 시스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표준 제정 대상으로 사실상 낙점했다. 반면 SMPS 외장형 제품은 LED 조명과 별도로 SMPS를 따로 설치해야 한다. 등기구 1개당 5000∼1만원 정도의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일반소비자들이 SMPS 외장형 제품을 사서 가정내에 그냥 설치할 경우 점등되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이 KS 마크만 보고 구매했는데 불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KS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표준제정을 추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SMPS 외장형 업체, “호환형, 에너지 효율 떨어져”=이에 대해 SMPS 외장형 업체들은 호환형 제품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LED 조명으로써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호환형 제품은 램프 안에 ‘교류-직류 인버터’가 별도로 들어가는 탓에 에너지 효율이 낮다”며 “경우에 따라 일반 형광등보다 에너지 효율이 저하될 수도 있어 LED 조명 표준으로 삼기에 부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SMPS 외장형 업체들이 모여 실시한 간이 조사에서는 호환형 제품 전력효율이 1와트(W)당 72루멘(㏐) 수준으로 낮게 측정되기도 했다.
◇기술적 쟁점 합의 우선되야=양측간 의견이 한 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그리는 것은 아직 상호 기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표준 제정의 핵심이 되는 에너지 효율이나 안전성 부문에서 서로 근거로 제시하는 측정 데이터 자체가 다르다. SMPS 외장형·호환형 모두 사실관계에 대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다 보니 서로에 대한 비방만 난무한다. 업계 관계자는 “KS제정 이전에 기술표준원·학계·연구소·업계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기술 평가회의가 마련돼 객관적인 테스트가 이뤄져야 한다”며 “실험결과가 나오면 양 진영 모두 수용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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