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의 프로젝터로 패시브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첨단 3D 기술이 연내 실용화된다.
3D 토털 솔루션업체 레드로버(대표 하회진)와 광학업체 프로옵틱스(대표 정진호)는 항시 두 대의 프로젝터가 필요한 패시브 3D 영상을 프로젝터 한 대로 실현하는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패시브 3D 영상은 좌우 입체감을 구현하는데 단순한 편광안경을 쓰기 때문에 해상도, 밝기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한쪽 시야를 순간적으로 가리는 액티브 3D 방식에 비해 화질은 조금 떨어지지만 편광안경 가격이 워낙 저렴해 초기 3D 보급 과정에서 패시브 3D 방식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영화관, 공공장소에서 패시브 3D 영상을 보여줄 때는 낮은 해상도와 밝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두 대의 프로젝터를 겹쳐 쓰고 있다. 레드로버와 프로옵틱스는 이같은 상식에 도전해 한 대의 DLP프로젝터로 높은 화질의 패시브 3D 영상을 구현하는 방법을 중기청 기술과제로 개발했다.
핵심기술은 프로젝터 두 대의 광학부품을 교묘히 짜맞춰 하나의 동체, 렌즈를 통해서 투사하는 것이다. 양사는 두 개의 광로가 하나로 겹쳐도 화질이 손상되지 않는 특수 광학렌즈와 전자제어기술을 결합시키는데 성공했다. 레드로버는 3D 촬영장비와 콘텐츠제작, 프로옵틱스는 산업용 렌즈설계와 가공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갖고 있다. 내로라는 외국업체들도 싱글 프로젝터를 이용한 3D 영상기술 개발을 시도했지만 광학간섭에 의한 화질열화를 아직 극복하지 못했다.
일본 소니가 유일하게 LCD프로젝터 한 대를 이용한 패시브 3D 특허를 신청하고 일체형 3D 프로젝터의 실용화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드로버는 일체형 3D 프로젝터를 오는 4분기부터 국내외에 시판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일체형 3D프로젝터 보급이 초기단계인 3D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젝터 두 대를 한 대로 대체하면 설치장소가 그만큼 줄고 패시브 3D 영상장비 가격도 사실상 절반으로 떨어진다. 영화관, 공공장소에서 대규모 3D 콘텐츠를 상영하기가 그만큼 쉬워진다는 뜻이다.
하회진 레드로버 사장은 “입체 프로젝터를 위한 광엔진을 외국보다 앞서 국산화하면 3D시장 활성화에 큰 파급효과가 있다”면서 “콘텐츠 제작에서 촬영장비, 모니터와 일체형 프로젝터까지 3D 분야의 토털솔루션을 갖출 예정이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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