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크기만 한 배터리를 한 방에 날려버릴 ‘마법’의 물질이 유럽에서 개발되고 있다. 얇고 가벼운 이 물질로 배터리를 만들면 자동차나 전자제품의 크기와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온라인 뉴스 비즈니스그린은 최근 기술동향 기사에서 유럽연합(EU)이 산학 협력을 통해 충전할 수 있으면서도 얇고 가벼운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가 3년간 340만유로(약 54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이번 신물질 개발 프로젝트에는 영국 런던임페리얼단과대학(임페리얼대학)의 화학·항공학·화학공학·화학기술학 등 4개 학과와 볼보·이티시 배터리·퓨얼셀 스웨덴 등 9개 기업이 참가하고 있다.
임페리얼대학이 특허를 획득한 이 신물질은 탄소섬유와 폴리머 합성수지를 혼합해 만들어져 가볍고 얇으면서 전기를 저장할 수도 있다. 많은 양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고 필요할 때 빨리 꺼내 쓸 수도 있다. 충전할 때 화학반응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충전 시간은 크게 줄어드는 반면에 배터리 수명은 거의 단축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자동차 트렁크 바닥재를 신물질로 만들어 배터리에 적용하면 기존의 무거운 배터리가 필요없게 돼 차 무게를 15%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충전은 일반 가정에 있는 콘센트에 전기 플러그를 꽂기만 하면 된다.
과학자들은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로 신물질이 더 많은 전기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이에 더해 탄소나노튜브를 첨가해 신물질의 강도와 에너지 저장능력을 크게 늘리고, 산업화를 위해 적절한 대량생산 방법도 찾아낼 예정이다.
임페리얼대학 항공학 교수이자 이번 프로젝트 진행 담당자인 에밀 그린홀 박사는 “신물질이 적용된 미래의 자동차는 차 지붕이나 보닛, 심지어는 문에서도 전기를 얻을 수 있다”며 “이제 프로젝트의 첫 단계에 서 있는 데 불과하지만 우리는 이 신물질의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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