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우스 리콜, 전기차에는 `독`보다 `약`

 도요타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의 위기가 전세계 전기차산업에는 ‘독’보다 ‘약’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10년간 지속됐던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리고,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의 차세대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관련 산업과 연계 기술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도 제한적이나마 전기차에 대한 도로 주행이 허용되는 등 사회적 환경이 성숙한 만큼, 국가적으로 전기차산업에 대한 경쟁력 제고에 나서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허만율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는 10일 “세계 각국이 녹색성장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면서 친환경 전기차 개발 경쟁은 하루가 다르게 치열해지고 있다”며 “도요타의 기술 결함 문제로 전기차 시장 경쟁이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박사는 “특히 미국이 오바마 정부 들어서 차세대 자동차인 전기차(EV)에 대한 집중 지원과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우리도 차세대 자동차 시장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전기차 개발 및 상용 출시를 앞당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자동차업계는 하이브리드카(HEV) 보다 전기차(EV)에 더욱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프리우스가 가솔린과 2차전지를 함께 사용한 HEV란 점에서 기술적 결함이 확인되면 오히려 엔진없이 배터리와 모터로만 운행하는 전기차(EV)의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럴 경우 전세계 전기차용 2차전지시장에서 선도적으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 등 우리 업체의 대형 수혜가 예상된다.

 전기차가 EV로 전환하면 HEV보다 2차전지 사용량이 최소 2∼3배 가량 늘어나 관련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놓고, 도요타 사태와는 무관하게 각국의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도요타의 프리우스 리콜 사태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의 시험 보급을 2012년까지 5000대 규모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의 배터리 업체 에너1은 2차전지 증가 수요를 위해서 새로운 생산 공장을 짓는데 2억3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전기차산업의 향후 성장에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고 관련 시장의 준비를 철저히 한다는 방침이다.

 김성칠 지식경제부 자동차조선과장은 “오는 8월15일까지 국내 업체들이 전기차 모델 차량 30대를 생산해 전기차 시장의 첫발을 디딜 계획이다”며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구축 및 상용서비스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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