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분산형전원-에너지 `자급자족`

◆전기도 자급자족 시대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대부분 해안가에 위치한 대형 발전소에서 생산돼 초고압 전선을 타고 온다. 먼 거리를 이동하다보니 손실이 발생하기 마련. 우리나라 송배전 손실률은 4% 안팎에 불과해 세계 정상 수준이지만 완전히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막대한 선로 건설비용과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선로 건설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필요한 곳에서 만들어 쓰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출발한 게 분산형 전원이다.

 ◇직접 만들어 쓴다=분산형 전원은 말 그대로 필요한 곳에 분산해 설치한 전원을 말한다. 전기를 필요한 곳에서 직접 만들어 쓰는 것이다. 최근 태양광·풍력·연료전지 등과 같이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와 소형 열병합발전과 같이 효율이 높은 전원장치로 인해 분산형 전원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특히 도시가스 보급이 늘어나면서 소형 열병합발전과 연료전지의 보급이 늘어나 병원이나 학교·오피스 빌딩·아파트는 물론 단독주택까지 분산형 전원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도서지역의 경우 태양광과 풍력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설비가 보조 전원으로 인기가 높다.

 소형 열병합과 연료전지의 공통점은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LNG를 쓰다보니 온실가스 배출도 적고 전기와 함께 열도 생산한다. 전체 에너지 효율이 80%까지 증가한다.

 차이점은 열병합발전은 연료를 가열해 스팀으로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이라면 연료전지는 화학적 반응에 의한 것이라는 정도다. 물론 규모나 소음, 안정성 등에서도 차이는 있다.

 분산형 전원의 가장 큰 장점은 송전계통과 배전계통의 운영비가 절감된다는 점이다. 도심지처럼 부하가 몰리는 지역에 건설하기 때문에 송전손실도 줄일 수 있다. 자체 전력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대부분 친환경에너지원을 이용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소형 열병합이나 연료전지 모두 전기와 함께 열을 발생시키다보니 전체 에너지 효율 향상은 덤이다. 단점은 소규모 생산이다보니 전력생산단가가 높다는 것이다. 또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전원에 따라 출력이 불안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풍력발전의 경우 바람의 세기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고 태양광은 일조량의 영향을 받는다. 생산된 전력을 일단 저장했다가 쓸 수 있는 에너지저장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분산형 전원과 마이크로 그리드=분산형 전원과 마이크로 그리드를 혼용하는 경우가 있다. 비슷하지만 둘은 분명 다른 개념이다.

 마이크로 그리드는 여러 가지 형태의 분산형 전원들로 구성된다. KEPCO(한국전력)과 같이 대규모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과 달리 분산형 전원은 규모가 작고 수요지 근처에서 전력을 생산, 공급하는 전원 설비다.

 경북대 마이크로 그리드 연구센터에 따르면 분산형 전원은 전력 계통에 연계돼도 생산한 전력 모두를 보낼 수 없다. 자체 전력을 생산하지만 독립적인 운전은 불가능한 이유다.

 마이크로 그리드는 신새생에너지나 소형 열병합으로 대부분 이뤄진다. 직류전력을 교류전력으로 변환, 전력망에 보내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마이크로 그리드 시스템은 전력망에 연계할 수도 있고 독립적으로도 운전이 가능하다. 전력망 전체에 이상이 있을 경우 마이크로 그리드를 계통과 분리해 독립운전으로 전환한다.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신재생에너지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독립운전 전환 시점을 검출하고 빠르게 전환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또 전력망의 문제점이 해결될 경우 재접속하는 기술도 요구된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연료전지가 뜬다

 연료전지 만큼 분산형 전원과 어울리는 에너지원은 드물다. 연료전지의 기본적 개념은 전기가 필요한 곳에서 전기를 생산, 사용한다는 것이다.

 바로 분산형 전원이다. 연료전지는 별도의 송배전망이 필요없기 때문에 에너지가 필요한 곳에 설치,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전기와 열을 공급한다. 황산화물(SOx)이나 질산화물(NOx) 같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소음이 없다. 연료전지 기준으로 가정용 모델인 1㎾급은 2개 가정이 충분히 쓸 수 있다.

 약 1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1㎿급 연료전지의 경우 설치하는 데 필요한 면적이 120㎡에 불과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적합하다. 태양광발전의 경우 1㎿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1만5000㎡의 땅이 필요한 것과 비교하면 설치 면적당 생산성은 탁월하다.

 여러 분산형 발전설비를 비교할 때 가격측면에서는 아직까지 가스터빈이나 디젤엔진 등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편이지만 친환경적인 측면이나 발전효율 측면에서는 연료전지가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또 현재 기술개발 및 보급확산 속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수년 안에 연료전지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발전용의 경우 도심지 건물·뉴타운·병원·호텔 등이 신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례로 서울시가 지난해 발표한 ‘서울형 저탄소 녹생성장 마스터플랜’을 보면 알 수 있다. 계획안에 따르면 공공주택·대형건물·집단에너지시설에 2030년까지 600㎿의 연료전지를 설치하고,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의 47.6%를 연료전지로 공급한다.

 GS퓨얼셀은 2003년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후 2005년부터 2년여에 걸친 자체 실증을 거쳐 2006년부터 3년 계획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모니터링은 상용화 직전의 실증 단계로 연료전지 시스템의 안정성·적합성·신뢰성 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 주도 과제로 진행된다. 오염물질 배출도 없고 상시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박용이나 무정전 백업용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포스코파워의 경우 올해부터 선박용 4개년, 무정적 백업용은 2개년 계획으로 제품개발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터빈복합형, 중대형 연료전지가 개발되면 GE와 지멘스가 90% 이상 차지하고 있는 발전설비시장에서도 연료전지가 주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에서도 2008년 9월, 대한민국의 5년·10년을 이끌 22개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선정했다. 지난해 1월에는 17개 신성장동력 중 세계 일류품목으로 집중 육성해야 할 3개 산업에도 포함시켰다. 2018년까지 세계 시장규모가 599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연료전지 산업을 우리나라가 선도, 2018년까지 전 세계 시장의 40%를 점유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이 기업들을 주목하라

 발전용 연료전지 대표기업으로 포스코파워를 들 수 있다.

 포스코파워는 미국 퓨얼셀에너지(FCE)와 기술제휴를 맺고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CFC)의 국산화를 추진 중이다. 오는 11월이면 핵심부품인 스택 제조공장을 완공, 70%의 국산화를 달성하게 된다. 수입에 의존하던 셀 제조기술도 이전할 경우 100% 국산화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또한 가장 이상적인 발전용 연료전지로 손꼽히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2012년까지 180㎾급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7년 4월 국내 최초로 MCFC 25㎾급 스택 개발에 성공,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2012년 상용화를 목표로 300㎾급 스택과 주요 구성품 및 주변장치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플랜트 연계형 ㎿급 연료전지 국책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가정용 연료전지는 GS퓨얼셀과 퓨얼셀파워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GS퓨얼셀은 보급을 위해 도시가스업체와 손을 잡았고 퓨얼셀파워는 효성에 스택을 공급하면서 효성과 직접 보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GS퓨얼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스택·개질기·시스템 기술 등 연료전지 3대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모회사인 GS칼텍스가 1989년부터 연료전지를 개발한 것까지 더하면 20년에 가까운 기술력이 축적돼 있는 것이다. 스택 개발도 가장 먼저했고 가정용 소형 개질기를 국책과제로 단독 개발하고 있다.

 퓨얼셀파워는 작년 4월 동양건설산업과 공동주택에 연료전지를 적용한 친환경 아파트를 건설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신제품인증(NEP)은 물론 국내 최초로 에너지관리공단과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각각 고분자연료전지 분야 신재생에너지설비인증과 안전인증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연료전지의 셀로 알고 있는 막전극 접합체(MEA)와 스택을 직접 생산한다. MEA는 연료전지에서 심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하며, 스택의 성능을 결정한다.

 소형 열병합발전 분야는 보국전기공업의 코제너레이션과 LG전자의 코젠이 각축을 벌여왔으나 사업성 부족으로 LG전자의 경우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보국전기공업이 공급하고 있으며 최대 400㎾며 NEP 인증을 획득했다.

 ◆정부지원을 최대한 활용하라

 분산형 전원은 말 그대로 전력이 필요한 곳에서 직접 생산해 쓰는 방식이다. 신재생에너지만큼 적합한 에너지원도 없을 듯하다. 문제는 가격이다. 원자력이나 석탄을 이용해 대량으로 생산해내는 전력에 비해 비싸다. 하지만 정부의 보급정책을 잘만 이용하면 보다 경제적으로 친환경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

 정부 지원의 대표적 사례로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을 들 수 있다. 이는 정부가 2020년까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을 적용한 그린홈 100만호를 조성키로 하고 신청자에게 보조금을 주는 방식이다.

 지원분야는 태양광·태양열·지열·소형풍력·연료전지다. 그린홈의 경우 연료전지를 제외한 나머지 신재생에너지원을 설치할 경우 기준가격의 50%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연료전지는 시범보급사업이라 80%까지 가능하다. 지자체의 보조금까지 더하면 최대 90%까지도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 소형풍력과 연료전지는 업체 선정작업이 마무리 되지 않아 기준가격이 공지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국내 실증을 거친 국산 신재생에너지설비 시범 보급과 상용화된 설비 보급을 지원키 위한 일반보조금 보조사업도 이용할 수 있다. 자가용 설비에 한해 설치비의 일부를 보조받는 형식이며 일반 보급의 경우 소요비용의 30∼50%를 지원받는다. 시범보급은 최대 80%다.

 지방보급은 16개 광역 지자체와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대상이다. 기반구축사업은 소요자금의 10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시설 보조사업은 60% 이내에서 지원된다. 올 예산만 700억원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설치자나 생산자를 대상으로 장기저리로 융자해주기도 한다. 올해 자금 지원 지침은 2월 중 공고되며 에너지관리공단 홈페이지(www.kemco.or.kr)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세제 지원도 가능하다. 신재생에너지 시설 투자 시 투자 금액의 20%를 과세연도의 법인세 및 소득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용 기자재 및 이용 기자재 물품을 수입할 경우 관세가 50% 경감된다. 2011년까지 일몰제다.

 신재생에너지로 발전사업을 하고자 하는 경우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활용할 수 있다. 경제성이 부족한 신재생에너지원의 보급을 늘리기 위해 일반 전력시장 가격과의 차이를 정부가 보전해주는 제도다. 2011년까지만 적용되며 2012년부터는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가 시행된다.

 RPS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들이 의무적으로 2% 내외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실적을 올려야 하는 것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의 실적(REC·신재생에너지 인증서)을 거래시장에서 돈을 주고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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