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속에 감춰진 한국사회의 진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지음. 시대의창 펴냄.
가계 부채 700조원, 사실상의 실업자 400만명, 비정규직 800만명…. 이런 지표들을 굳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유수의 연구기관들이나 정부가 내놓는 장밋빛 경제 전망은 대다수 국민의 현실과 괴리가 크다.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삶은 미국발 금융 위기의 여진 속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막대한 재정 지출과 건설 경기 부양책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끌어올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기 실적주의와 경제지표에만 급급했던 탓에 2010년 우리 사회는 엄청난 고용난과 가계 부채라는 뇌관을 안고 있다.
정부 정책과 현실의 거리감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사회 전반에 뭔가 복잡하게 꼬인 실타래가 있을 법한데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미 지난 2007년 금융 위기의 가능성을 경고했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새사연)은 우리가 안고 있는 수많은 궁금증을 진보적 시각에서 새롭게 조망하고 그 해법을 제시한다. 물론 ‘성장이냐 분배냐’ ‘기업 성장이냐 가계 소득이냐’는 식의 해묵은 논쟁은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없다. 무엇보다 GDP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계 중심 성장’이라는 관점의 전환을 시도한 점이 가장 돋보인다.
새사연은 진보와 보수의 지리한 논쟁에 집착하기보다 국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우리네 삶과 직결된 가계 경제를 다루는 데 상당한 노력을 할애했다. 이 책은 재테크 전도사의 조언을 통해 불필요한 소비 욕구를 채우는 데 돈을 쓰지 않는 것이야말로 지혜로운 경제 생활이라고 역설한다. 그것이 고용 불안과 막대한 가계 부채의 짐을 지고 사는 우리들이 지녀야 할 현명한 경제 생각이라고 한다. 나아가 사교육비 경감과 보건의료, 정치, 남북관계 등 크고 작은 공통 관심사를 넘나들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짚어본다.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대안 사회로 가기 위한 방안을 찾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부채와 고용 불안, 교육비·의료비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은 것이 그 결론이다. 1만3500원.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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