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전지분야 연구에 울산이 최적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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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사업에 선정돼 일단 연구 능력은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참여 교수와 학부생의 연구를 뒷받침해 사업 위상에 걸맞은 세계적인 연구 결과물을 내놓는 것입니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교수(42·에너지공학부)는 에너지 분야에서 UNIST와 울산시, 나아가 한국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는 에너지 저장 분야의 세계적인 과학자다.

 지난해 UNIST는 국내외 유망 과학자를 교수로 스카웃하면서 40대 초반의 그를 정년보장(테뉴어) 정교수로 채용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조 교수는 불과 몇 개월 새에 굵직한 정부 과제를 확보하고, 괄목할만한 연구성과를 내보이며 UNIST의 첨단 에너지 분야 연구역량을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상반기 교육과학기술부의 ‘WCU 사업’과 ‘신기술 융합형 성장동력사업’ 선정을 이끌었다. 각각 수백억원의 사업비가 지원되는 교과부의 대표적 R&D과제다.

 WCU 선정에 따라 UNIST는 올해 에너지공학부를 기반으로 친환경에너지공학부와 대학원을 동시에 개설하고, 태양광·풍력·물·수소 등에서 에너지를 수집(하베스팅)해 이를 전기에너지로 저장,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미래 핵심 에너지 저장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신기술 융합형 성장동력사업은 조 교수를 총괄책임자로 서강대·LG화학·ETRI연구단이 참여한 가운데 ‘개방형 융합전지 사업단’을 출범시키고 IT와 BT, NT를 융합한 나노구조전지 원천소재, 접을 수 있는 대면적 전지, 인체삽입형 전지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그간의 연구 성과는 더 놀랍다. 접거나 망가져도 단락 현상이나 전지 성능의 저하가 없는, 3차원 극판기술을 이용한 플랙시블 2차전지를 개발 선보였다. 또 실리콘 나노 튜브를 이용해 리튬이차전지의 용량을 50% 이상 높이면서도 수명은 상용화 수준인 90%로 개선할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도 주도했다.

 그는 “혼자만의 성과가 아니다. 우리 대학에 오는 모든 교수가 훌륭하고 잠재력 또한 엄청나다. 특히 학교에서 전폭적으로 교수를 지원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며 연구 성과의 공을 학교로 돌렸다.

 최근에는 미국 조지아공대 종린 왕 등 국내외 에너지 분야 최고 석학들을 UNIST로 초청, 개교기념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그 결과 UNIST의 글로벌 석학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으며, 학교의 위상까지 한껏 높였다. 조 교수는 “학생은 물론 학내외 에너지 분야 교수들이 직접 유명 석학의 설명을 듣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는 그의 연구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에서 비롯됐다. 조 교수는 최근 5년간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 SCI급 논문 71편을 발표했고 미국 특허등록 6건과 특허출원 7건 외에도 에너지 분야의 세계 최고 저널인 ‘안게반테 케미’ ‘어드밴스드 매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나노레터스(Nano Letters)’지에 논문을 모두 게재했다.

 올들어 그는 태양전지 등 2차전지 분야에서 SB리모티브와 계약학과를 추진해 산학협력의 새로운 모델도 만들어 볼 계획이다.

 “와서보니 울산은 자동차와 화학, 조선산업의 중심이고 기업밀집 도시더군요.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에서 에너지 분야와 뗄래야 뗄수 없는 지역입니다. 앞으로 전기자동차와 전지 분야 연구에 집중해 지역 기업과 도시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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