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초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소버린자산운용이 SK(주)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2년간 소버린자산운용의 SK(주) 지분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경영권을 위협할 정도가 됐다. 결국 SK와 소버린자산운용은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고, 당시 SK는 자칫 잘못하다가는 그룹의 지배구조에 큰 타격이 올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치러지는 주추총회인 만큼 회사로서는 더욱이 주주들의 성향을 사전에 분석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졌다. 즉, 당시 위임장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인 만큼 실시간으로 위임활동 내역의 확인이 필요했던 것이다.
SK(주)는 이러한 이유로 인해 주주총회 당일 신속한 주주 입장 확인 및 신속하고 정확한 투표와 의안별 개표 처리를 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공정한 투표 진행을 보장해 줄 정보시스템도 필요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K(주)는 주주총회의 전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기로 하고, 주총관리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주총관리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2004년 초였다. SK(주)는 주총관리시스템을 도입해 2개월 후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부터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개발기간이 너무 부족했던 것이다. 더욱이 주총관리시스템이 여러 곳에 적용돼 이미 패키지화 돼 있는 것도 아니어서 시간이 더 촉박했다. 우선 가능한 최대 인력을 투입해 전자투표 방식인 광학문자판독기(OMR) 기술을 접목한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다행스럽게도 주주총회일인 3월 2일 이전에 주총관리시스템 개발이 완료됐고 테스트도 무리없이 마무리됐다.
당시 구축된 주총관리시스템 기능은 주주관리, 투개표관리, 기타 등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주주관리는 SK(주) 주주명부 관리, 위임장 출력 및 위임내역 관리, 집계보고서 출력 기능이 있다. 투개표관리는 주총 참석자 접수 및 등록, 안건별 찬반 주식수 분리, 위임사항 변경, 주총 안건 투표용지 인쇄, 투표결과 개표 및 에러처리 기능, 집계 및 결과 분석 기능이 있다. 기타로는 안건등록, 사용자관리, 기본코드관리 기능이 있다.
이렇게 구축된 주총관리시스템은 재무적인 관점에서는 주주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었다. 이와 함께 기업의 이미지와 주주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고 주주총회 관련 업무를 효율화하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도 주주총회 이전에 우호지분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효과다.
당시 구축됐던 주총관리시스템은 지난 2007년 7월 SK에너지와 SK(주)로 분리되면서 2개 정보시스템으로 나눠져 두 회사가 개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주총관리시스템 구축을 담당했던 이상일 SK C&C 부장은 “현재 클라이언트/서버 방식의 주총관리시스템을 웹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면서 “향후 증권예탁원의 전자투표제나 집중투표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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