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달 초 일본 반도체 산업의 메카인 규슈 후쿠오카시에 전략적인 연구개발(R&D) 센터를 신설한다. 규수 지역은 일본 내 최첨단 산업 집적 단지로, 내로라하는 반도체·자동차 업체들의 우수 기술 인력들이 포진해 있는 곳이다. 후쿠오카 R&D 센터를 통해 반도체에서 차세대 그린 산업에 이르기까지 핵심 선도 기술을 확보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28일 일본 언론과 KOTR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초 규슈 후쿠오카시의 중심지인 텐진 지역에 최첨단 반도체 R&D 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일본 내 R&D 센터로는 네 번째이며 단계적으로 50명 수준의 인력 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일본이 이번 R&D 센터 개설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역 특성 때문이다. 규슈는 NEC·도시바·후지쯔·미쓰비시 등 유수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집중된 곳으로 ‘실리콘 아일랜드’라는 지역 별칭까지 있다. 이 지역 반도체 출하액은 무려 1조엔(약 12조8700억원) 규모로 전세계 생산량의 10%에 달한다. 일본 내 핵심 기술 인력들이 규슈 지역에 몰려 있는 것도 이런 지역적 특성에서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삼성전자가 후쿠오카 R&D 센터를 통해 우수 기술 인재를 대거 확보하려는 뜻 아니냐며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규슈 지역의 기업들 가운데 사업을 축소 내지 철수하는 곳이 잇따르면서 현지 기술 인력을 유치하기에는 지금이 적기라는 시각이 많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 후쿠오카 연구소는 당분간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 주력한 뒤, 최근 규슈 지역에 집적되고 있는 친환경차·태양전지 등 그린 기술 확보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일본 경제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행보를 경계하는 한편, 경제 불황으로 인한 산업 이탈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협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규슈 지역은 반도체 산업은 물론 도요타·닛산·다이하츠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시설도 몰려 있고, 근래에는 태양전지·수소에너지 등 첨단 그린 산업체도 속속 입주하는 곳이다. 지난 2008년에는 이 지역에 삼성중공업이 진출해 선박 설계 관련 R&D 센터를 운영해왔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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