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컴퓨터가 486컴퓨터로 버전업 하듯 386세대가 486세대가 되었다. 60년대 생, 80년대에 대학 다니던 분들이 늘 30대일 줄 알았는데 이제 40대가 되고 머지않아 50대를 바라본다. 세월은 누구도 막지 못하나보다. 그래도 386세대가 40대가 되고 보니 예전 40대와는 사뭇 달라졌다. 뒷모습은 20대인데, 앞모습만 40대인 경우도 많고, 중년이라기엔 너무 젊고 새파랗다. 꼰대가 아니라 꽃중년으로 불리고, 아이돌 못지않게 엉아돌로 시선을 모은다. 디지털기기의 첫차를 타서 그런지 최첨단 기기도 능숙하고, 장수혁명의 첫차를 타서 그런지 건강하고 안 늙는다. 세월을 거스를 순 없지만 늦출 수는 있나보다.
영화 즐거운 인생에서 대학 때 해체된 록밴드를 부활시켜 다시 취미생활을 시작하는 40대의 결단을 보았다. 처자식에 치여 내 꿈을 포기했던 예전 40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40대의 꿈은 주머니 속에 꽁꽁 구겨진 천원짜리 지폐의 신세와 비슷하다. 아예 존재자체를 잊어 종이 부스러기가 되기도 하고, 다른 쓰레기들과 휩쓸려 버려지기도 했다. 그런데 386세대가 40대가 되고 나니 구겨진 꿈을 되찾아 곁에 끼고 살기도 하고, 다리미로 잘 다려 원상복구 시키기도 한다. 20대로 되돌린 몸시계처럼 마음시계도 성능이 남다른 것 같다.
전반전 45분과 후반전 45분을 이어주는 축구의 하프타임처럼 인생의 하프타임은 40대다. 하프타임은 부상당한 곳을 치료하고, 상대팀의 전력에 맞게 전술도 바꾸고, 객관적으로 피드백도 듣는 시간이다. 상황을 파악하느라 휘둘렸던 전반전에 비하면 후반전은 스스로 판단하고 전력질주해야 한다. 그 후반전을 위해 가다듬고 방향을 잡는 시간, 40대를 남다르게 가꿔가는 386세대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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