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통해 `올드미디어` 바꿀 전략 준비
‘콘텐츠 유통 지도를 다시 만든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이번 주 내놓을 새 태블릿PC를 통해 책, 신문, TV 등 ‘올드미디어’ 산업계 지형을 새로 짤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 콘텐츠의 유통 방식을 혁신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애플이 ‘아이튠스 스토어’를 통해 음악 콘텐츠 중간상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과 같이 모든 미디어를 장악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 같은 애플의 전략은 다른 경쟁 기업들의 미디어 접근법과 대조적이어서 주목된다. 구글은 유튜브를 통해 이용자들이 만든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입지를 넓혀왔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도 새로 생산한 콘텐츠를 공급한다.
이와 관련 애플은 도서, 잡지, 신문 등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뉴욕타임스, 보그·GQ 등을 펴내는 콩데나스트, 뉴스코프가 소유한 하퍼콜린스 출판사 등과 태블릿PC에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협상중이라는 것이다. 또 CBS·ABC를 소유한 월트디즈니와 유료 TV 시청 서비스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비디오 게임 업체 일렉트로닉아츠와도 태블릿PC에 게임을 공급하는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애플에 정통한 인사가 말했다.
애플의 올드미디어에 대한 관심은 지난 가을부터 달아올랐다. 지난해 10월 애플은 직원들을 프랑크푸르트 도서박람회에 파견했다. 11월에는 교과서 출판업체에서 일하던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잡스의 미디어 재판매 전략에는 장애물이 있다. 애플은 이미 TV방송사들과 케이블업체들의 일부 콘텐츠만 구매하려다 저항에 부딪힌 바 있다. 또 많은 음반업체 대표들은 애플이 음반사와 고객 사이의 강력한 게이트키퍼(통제자)가 됐다고 불만을 표출한다. 또 저렴한 넷북이나 아마존 ‘킨들’과 같은 기기들과의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몇 년 전에 태블릿PC 시장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는 마이크로스타인터내셔널의 헨리 루 수석부사장은 “태블릿PC의 성공은 이용자의 실생활에 얼마나 들어맞느냐와 이용할 만한 콘텐츠가 충분한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