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0년에 입사, 지금까지 금융기관에 몸담고 있지만 신형철 산업은행캐피탈 기업금융실 팀장은 에너지에 관한한 ‘통’으로 불린다.
올해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사업 정책자금 1350억원의 30% 이상을 신 팀장이 집행했으니 그를 찾아가는 사업자가 많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 ESCO제도의 태동기부터 지금까지 관련분야에서 뛰어다닌 지 어느 덧 10년을 훌쩍 넘겼다.
한해 ESCO실적이 60∼70억원 불과하던 1990년대 초중반,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매출권팩토링제도를 고안한 것도 신 팀장이다. 매출권팩토링 제도는 ESCO사업자가 에너지사용자에 대한 채권을 은행에 판매해 미리 공사대금 등의 사업비용을 회수하는 제도.
에너지절약은 물론 수익성까지 지닌 ESCO사업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는 그는 ESCO기업들이 높아지는 부채비율에 부담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해결을 위해 제도를 고안했다고 회상한다.
“당시 에너지관리공단에 팩토링제도를 에너지관리공단에 건의하자 바로 지식경제부로 보고가 올라갔습니다. 당시 ESCO자금을 취급하는 기관 사람도 아닌 제 의견이 일사천리로 제도에 반영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더 놀라운건 그때부터 우리 은행이 ESCO자금 취급기관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죠.”
이렇게 ESCO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고 ESCO분야에서 동분서주한 그는 ESCO 시장의 흐름을 지켜봐 온 산증인이다.
“잘나가는 기업이 꽤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름이 남아 있는 기업은 거의 없네요.”
기술도 보유하고 있고 성장가능성도 큰 기업들이 경영에 실패하고 크고 작은 사건에 휘말려 사라지는 것을 볼때마다 아쉬움이 크다는 그다. 오랜시간 ESCO기업들을 지켜봐온 신 팀장이 생각하는 ESCO사업의 롤 모델은 뭘까.
그는 기술개발과 투자가 없는 기업은 앞으로 ESCO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단언한다. “지금도 ESCO CEO 포럼에 강연을 나서면 수익을 다시 기술개발에 투자해 해외진출 및 청정개발체제(CDM) 연계사업에 투자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평범한 기술로 사업을 수행해 자본을 확보하고 나면 대부분의 기업이 현실에 안주하고 새로운 아이템 개발에 게을리 하는 것을 많이 지켜봐왔다는 그다.
신 팀장 또한 앞으로 가능성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보다 투자를 확대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회사가 아닌 프로젝트에만 투자를 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민간자금이 ESCO시장에 성공적으로 유입돼 수익이 나오는 성공사례를 제시할 것입니다.”
앞으로 신 팀장이 참여하는 ESCO사업은 관심 깊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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