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휴에 온 세계가 들떴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구글 어스를 통해 북아메리카항공우주방위군(NORAD)에서 매년 어린이들을 위해 제공하는 산타클로스 위치 추적 프로그램이 1위에 올랐고 러시아에서도 가톨릭 크리스마스가 1위에 올랐다. 크리스마스 연휴기간에 내린 눈도 검색어에 반영됐다. 폭설로 폐쇄된 세계 각국의 공항이 이번 주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유명 여배우 수전 서랜든의 결별 소식도 세계 네티즌의 클릭을 유도했다.
<중국>
중국에서는 토익이나 토플 같은 자체 영어 시험 표준화 시험(CET)을 가지고 있다. 각 대학의 졸업 시즌을 앞두고 있는 중국에서는 대학 졸업 요건에 필요한 영어 ‘4급 시험 답안’이 1위에 올라 시험의 열기를 자랑했다. 이 시험은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으며 CET4를 통과한 수험자만이 CET6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중국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학사학위 취득조건으로 CET4 등급 통과를 요구한다. 경기불황을 반영한 쓸쓸한 결혼식을 의미하는 표현인 ‘빈손 결혼’도 4위에 올라 현실을 반영했다. 빈손 결혼(뤄훈)은 경기불황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이 결혼식, 기념사진, 결혼 예물이 없이 혼인신고만 하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다. 이러한 젊은이들은 ‘뤄훈주’라고 불리며 혼인신고 후 곧바로 신혼생활에 들어가겠다는 도시 젊은이들이 주를 이룬다.
<일본>
게임대국 일본은 스퀘어에닉스가 만든 RPG 게임 ‘FF13 공략’이 1위에 올랐다. 전 세계에서 8500만장을 돌파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3년 9개월 만에 나와 인기를 얻었다. 이 게임은 뛰어난 비주얼과 한층 업그레이드된 배틀 시스템으로 17일 일본에서 발매된 이후 첫 주 만에 1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게임 공략방법을 두고 네티즌의 관심 증폭되고 있다. 뇌 속 생각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웹사이트도 4위에 올랐다. ‘10년 메이커’라는 이름의 이 사이트는 사용자의 이름을 입력하면 뇌 속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보여주는 신종 운세사이트다. 지난해 12월 18일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뒤 사이트 방문자 수가 1000만회를 넘어섰을 정도다. 10년 메이커는 자신의 이름을 입력하면 향후 10년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보여주며, 10년 후 연봉, 집 크기, 체중, 취미 등을 보여준다.
<미국>
미국에선 산타 쫓기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구글 어스를 통해 북아메리카항공우주방위군(NORAD)은 매년 어린이들을 위해 산타클로스 위치 추적 프로그램인 ‘산타 트래커 2009’를 제공한다. 루돌프 사슴코의 빛을 감지해 이동경로를 파악하도록 설정, 선물을 나누어주는 산타의 현 위치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지난 24일 오전 6시에 시작해 다음날 오전 5시까지 20초마다 산타의 위치를 제공한다. 23년간의 연애관계를 유지해온 배우 팀 로빈슨(51)과 수전 서랜든(63)의 결별 소식도 4위에 올랐다. 두 사람은 영화 ‘19번째 남자(1988)’ 촬영을 통해 만나 23년간을 함께 했지만 결혼은 하지 않았다. 둘 사이에 스무 살, 열 일곱 살의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영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들이 가지는 크리스마스 다음날 국가 공휴일인 ‘박싱 데이’가 3위에 올랐다. 집배원, 환경미화원 등 궂은일을 한 사람들에게 박스에 선물을 담아 주는 것에서 유래했다. 영국에서는 이날 쇼핑에 나선 구매자 수가 올해 19%나 증가했다. 4위에는 매년 크리스마스 전주에 음악차트 1위에 오른 곡을 발표하는 ‘크리스마스 넘버원’이 올랐다. 1952년 시작한 유서 깊은 이 음악차트는 명성과 인기가 매우 높다.
<독일>
독일 예능인 선발 프로그램 ‘슈퍼탤런트 2009’가 4위에 올랐다. 성악, 댄스, 악기연주 등 다양한 분야의 실력자를 선발하는 이 프로그램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최종 우승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800만명의 사람들이 시청하는 큰 인기를 누렸다. 강아지 훈련으로 나선 ‘이보 안토니 & 프리마돈나’ 팀이 오페라 가수 바네사 캘카뇨를 0.1% 앞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파를 동반한 폭설로 피해를 본 뒤셀도르프 국제공항이 5위에 올랐다. 뒤셀도르프 공항은 폭설때문에 공항이 폐쇄되고 연착되는 등 혼란을 겪었다.
<러시아>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러시아 정교의 가톨릭 크리스마스가 러시아인이 가장 많이 찾은 검색어에 올랐다. 러시아 내 곳곳의 교회에서는 가장 큰 기념일인 크리스마스를 맞아 기념 예배를 드리는 등 예수 성탄일을 성대하게 맞이했다. 옛 소련시절부터 있던 에너지의 날이 4위에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의 독립국도 기념하는 이날은 열 혹은 전기 에너지의 생산, 전달, 판매 관련 산업 노동자들의 휴일로 1966년 시작됐으며 최근 22일로 날짜가 고정됐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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