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신년특집] 다가올 10년-경제전망:국민소득 4만 5000달러…세계 10위 경제권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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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10년 뒤의 한국 경제 및 산업정책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환율 효과로 크게 떨어져 2만달러 이하에 머물렀지만 오는 2020년에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4만5000달러에 근접하면서 세계 10위권에 도달할 전망이다. 고소득 선진경제로 바뀌면서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우리 경제도 수출과 내수가 동반 성장하는 선진국형으로 바뀌게 된다. 산업 경쟁력도 더욱 커져 조선은 세계 1위를 여전히 고수하고 전자·반도체는 4위에서 3위로 올라서고 자동차는세계 6∼7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조업의 수출시장 점유율도 4%로 확대되면서 세계시장 점유율을 7위에 달할 것이다.

 이러한 낙관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향후 10년간 한국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두가지 변수가 있다. 첫째는 고령화로 인한 인구폭탄, 둘째는 남북관계의 변화로 인한 통일의 가능성이다.

 ◇고령화 사회의 악몽=세계 꼴찌 수준의 출산율이 큰 문제다. 한국의 출산율은 이미 지난해 1.19명으로 줄었고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0년 한국은 65세 이상의 노령인구 비중이 7%가 넘는 고령화사회(aging society)에 진입했다. 지금과 같은 저출산 추세가 유지되면 2016년은 유소년 인구(0∼14세)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더 많아지고 2018년은 노령인구 비중이 14%를 돌파해 고령사회(aged society)로 바뀐다. 노인인구의 비중은 2026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super-aged society)로 진입하게 된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로 불과 26년만에 변모하는 것이다. 프랑스(156년), 미국(88년), 일본(36년) 등의 선진국의 전례와 비교해도 훨씬 빠른 속도이다. 불과 8년 뒤 다가올 고령사회에서는 베이비붐 세대는 본격적인 은퇴시점에 도달한다. 당연히 일할 사람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노인부양비로 재정부담이 커지고 경제성장률은 더욱 가라앉게 된다.

 다이나믹 코리아의 눈부신 성장신화는 향후 10년 뒤에는 무서운 저출산과 고령화의 악력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취업자 수와 1인당 근로시간이 줄면서 잠재성장률이 4%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2020년대에 2%대로 하락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011∼2020년의 잠재성장률은 4.3%로 2006∼2010년의 4.9%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다. 노동투입량에 따른 성장률이 0.4%에서 마이너스 0.1%로 급감하는 데 따른 것이다.

 극심한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려면 국가차원의 대대적인 출산장려 정책이 필요하지만 해외사례를 봐도 한번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된 나라에서 또 다시 베이비붐이 불어닥친 사례는 전무하다.

 결국 생산과 소비 인구는 빠르게 줄고 기업의 해외이전은 갈수록 확산되고 민간투자는 만성적 저투자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국내에서 충분한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나라도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해외 노동력은 이미 국내산업의 3D직종을 장악하면서 한국경제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뿌리깊은 우리나라의 순혈주의이다. 한국인들의 포변적 정서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진정한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순탄하게 전환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중국, 몽고에서 귀화한 인력들이 값싼 노동력을 넘어서 고위관료, 대기업 CEO, 전문직 등 한국사회의 상류층에 진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뜻이다. 향후 10년, 고령화된 인력구조로 어떻게 지속적 경제성장을 달성할지는 한국경제의 최대 고민거리로 다가올 것이다.

 ◇위기와 기회, 한반도 경제권의 부상=현재 북한은 심각한 체제위기에 처해있다. 지난해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설이 떠돌만큼 어수선했다. 특히 11월30일 17년 만에 단행한 화폐개혁은 북한체제의 종말을 앞당길 것이라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구화폐와 신화폐를 100 대 1로 바꾸는 북한 화폐개혁의 목표는 자생적인 중산층의 붕괴이다. 은행이 아닌 장롱에 돈을 모아뒀던 북한 중산층의 부를 파괴해서 김정은 체제로의 이행을 순조롭게 한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체제가 심각한 민심이반으로 3대 세습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향후 10년내 북한의 세습체계가 붕괴되고 실용적 성향의 정권이 들어서 남북간 교류가 활발해진다면 어떻게 될까. 남북간 인력, 물자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한반도 경제권이 부상할 것이다.

 고령화된 인구구조와 좁은 내수시장의 한계에 부딪힐 한국경제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피를 지닌 2400만 인구의 북한과 경제협력은 새로운 기회이다. 실질적 국가간 통일은 아니라도 한반도 경제권의 부상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우선 고령화를 극복할 노동시장과 내수시장을 확보하는 의미가 크다. 북한은 문맹률이 거의 제로일 정도로 노동력 수준이 높고 문화적 동질성도 크다. 남한 기업들이 굳이 중국,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지 않아도 북한공단을 통해서 질 좋은 노동력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독일의 경우 통일 후 동독지역은 급격한 자본주의 체제 도입에 따라 인건비가 폭등하면서 기업들이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했지만 남한과 북한이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도 한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국내 제철, 제련산업이 해마다 광물수입에 연간 19조원을 쓰는데 원자재 가격급등은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지하자원 중에 우라늄 매장량은 세계 5∼6위 수준이다. 중석, 몰리브덴, 마그네사이트, 흑연, 금, 운모, 형석 등은 세계 10위권 매장량을 갖고 있다. 철, 은, 아연, 알루미늄, 석탄도 풍부하다. 북한 지하자원은 매장가치 3719조원에 이른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북한은 현재 광산채굴권까지 중국에 마구 팔아치우고 있다. 중국의 대북한 광산투자는 무산철광 50년 채굴권을 포함해서 15건에 이른다. 장차 통일이 되더라도 효력이 있는 중국과 채굴권 계약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결국 한반도 경제권의 부상은 한국경제가 직면한 여러 문제점을 극복할 대안이자 남북통일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향후 10년간의 경제 및 산업정책은=미래를 예측할 때 통계수치에만 의존해서는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대변수를 놓치기 쉽다. 오는 2010년대 우리나라의 경제 및 산업정책은 고령화 사회와 한반도 경제권의 부상이란 양대 메가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촛점을 맞춰야 한다. 선진국들은 65세 이상의 노령인구도 평생학습, 직업교육 확대를 통해 사회구성원으로서 당당히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좀 더 새로운 해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 사회와 관련해서는 육체적 노쇠가 정상적인 노동활동에 장애가 되지 않는 기술, 제도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을 공경하는 유교문화의 특성이 발달된 IT인프라를 합쳐서 나이와 사회적 활동능력은 별개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사회환경을 앞장서 만들 필요가 있다. 한국의 발달된 IT인프라는 고령화사회의 문제점 극복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한반도경제권의 부상과 관련해서 남북한 통합시장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제도적 준비를 해야 한다. 한국이 21세기 초반 경제대국으로 위상을 유지하려면 정확한 미래예측에 기반한 국가적 비전수립이 우선되어야 한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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