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청년창업, 그리고 대기업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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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한 분들 앞에 서니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23일 서울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1사 1꿈나무 육성펀드 전달식’에서 강나루 학생(전남대 경영학부 3년·24)이 벅찬 가슴을 억누르며 던진 감사의 말을 꺼냈다. “사업자본금이 필요했다. (창업활동비 지원은) 하늘이 주신 기회”라는 말도 나왔다. “계획 중인 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열의도 보였다.

 성탄절을 앞두고 열린 이 행사는 훈훈했다. 중소기업 대표들도 기업가정신으로 뭉친 예비사업가를 보며 흐뭇해 했다. 배희숙 여성벤처협회장은 “여러분 덕분에 청년이 된 기분이다. 저도 10년 전에 중기청장과 식사하는 자리를 꿈꿔왔다”고 성공을 기원했다. 한승호 이노비즈협회장은 “사과 씨앗 개수는 셀 수 있지만 그 씨앗으로 수확하는 사과 개수는 셀 수 없다”며 종잣돈(창업활동비)이 성공의 기반이 되기를 바랐다. 도용환 벤처캐피탈협회장은 “청년 창업이 활성화돼야 벤처캐피털이 투자할 시장이 늘어난다. 앞으로 꿈나무기업 투자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쉬움도 있다. ‘진행형’이긴 하지만 조성 자금이 2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1억원을 출연한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말 그대로 십시일반의 자금에 불과했다. 홍석우 중기청장도 펀드규모를 의식해서 ‘담당 최수규 창업벤처국장이 사재를 털어서라도 펀드 규모를 키우겠다’는 농담을 건넸다. 중기청은 ‘대기업 몇 곳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규모 문제를 떠나 ‘상생’ ‘일자리 나누기’를 외치던 대기업이 선뜻 나섰다면 행사는 더욱 아름다울 수 있었을 터였다.

 예비창업자인 양성욱 학생(강원대 경영학과 4년·26)은 “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다. 앞으로 성공해 수익을 환원하며 멘토링 문화를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젊은 예비창업가의 말이 ‘제2의 벤처전성시대’를 내건 이명박정부와 대기업 총수의 가슴에 아프게 박히길 바란다.

 경제과학팀=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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