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이나 잡지의 맛을 살린 새로운 디지털미디어 플랫폼이 개발된다. 텍스트만 흑백으로 전달했던 기존 디지털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해 색상이 화려한 화보나 동영상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내장돼 현장감과 실재감이 한층 증대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 AP 등은 타임·뉴스코퍼레이션·콘드내스트·허스트코퍼레이션·매러디스코퍼레이션 등 1억4000만명 이상의 독자를 거느린 미국 5대 대형 미디어가 조인트 벤처 형식으로 기술과 자본을 출자해 컬러 및 각 매체의 독특한 레이아웃을 완벽하게 지원하는 디지털미디어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9일 전했다.
이들 회사가 공동으로 내놓을 이 플랫폼에서는 잡지나 신문이 디지털로 전환될 때 특유의 특성이 사라진 채 텍스트 중심으로 전달되는 기존 디지털미디어의 단점이 보완된다.
기존엔 여성 패션지인 ‘코스모폴리탄’을 아마존 닷컴에서 다운로드해 킨들로 읽을 경우 흑백 표현만 가능한 e잉크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여성 패션지는 패션쇼, 의류, 스타 인터뷰 등 활자보다는 대부분 감각적인 사진과 색채, 편집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읽는 맛이 떨어진다.
새로 개발된 디지털미디어 플랫폼은 이를 개선해 코스모폴리탄 에디터들의 참신한 편집과 패션사진의 특성을 그대로 살릴 수 있게 할 전망이다. 터치 기능을 탑재한 기기의 경우 실제 잡지를 넘기는 것과 똑같은 기분을 낼 수도 있다.
잡지나 신문을 다운로드받아 볼 수 있는 기기도 모바일 기기 전체로 확대한다. 또한 미디어그룹 조인트벤처는 잡지 제작 과정에서 벌어진 에피소드 등 비디오 자료와 게임, 소셜네트워킹 등을 고전적인 잡지 레이아웃 안에서 디지털로 모든 것을 연계해 양방향 미디어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존 스콰이어 타임 부사장은 “텍스트에만 집중한 킨들은 비주얼적인 면에서 각각 잡지와 신문이 가지는 스타일리시한 편집과 사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새 플랫폼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쇄 미디어 업계는 이 플랫폼이 새로운 수익구조 창출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체 가격을 아마존 등 거대 온라인 유통사들이 매겼던 과거와 달리 파트너들이 스스로 콘텐츠 가격을 자체 설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광고 포맷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콰이어 타임 부사장은 “조인트 벤처는 인쇄물의 디지털 버전을 온라인 스토어인 아이튠스 등에서도 판매할 수 있어 독자와 광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같은 플랫폼과 새로운 수익구조가 시장에 정착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매체들이 아마존, 소니, 반스앤드노블 등 e북 시장을 주름잡는 이들의 먹이사슬 안에 들어가기 전처럼 자신의 콘텐츠를 컨트롤하겠다는 점은 대단한 시도임은 분명하다”면서도 “사람들이 콘텐츠에 돈을 쓰지 않으려고 하는 환경 안에서 양방향 디지털 콘텐츠는 (시장에 정착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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