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엔 계획서만으로 됐지만 지금은 비즈니스단계 가야 돈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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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기 벤처기업 육성대책이 나왔다. 핵심은 청년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2012년까지 1만개 벤처를 추가하고, 2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담았다. 평가는 긍정적이다. 한국 벤처생태계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인 ‘청년 기업가정신’을 흔들어 깨우려는 의지를 담았다.

 대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까.

 10년 전인 1999년 20세에 처음 벤처를 창업 후 올해 네 번째로 프로젝트팀을 포함 회사를 설립한 아이아라 차상안 대표(COO·30).

 그는 최근 청년 창업 부진 요인으로 정책기관의 과감한 지원 부진을 꼽았다. 흔한 말로 ‘돈 떼일까 두려워, 지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사업계획서에 웹페이지만 만들면 자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본인이 직접 자본을 조달해서 사업 윤곽을 잡아야 합니다. 비즈니스가 가동이 돼야 투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자금조달 한계는 창업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진다. 요즘 강조되는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이 싹도 피지 못한채 시들어 드는 것이다. 차 대표는 “본인 돈이 많이 들어가게 되니 그만큼 더 생각을 많이 한다”며 “과거에 비해 책임이 커지면서 창업에 대한 무서움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가 ‘옳고’ 지금이 ‘틀리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부 정책자금 집행기관에 던져주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연대보증문제도 빠지지 않았다. 두 번째 프로젝트팀을 꾸리던 그는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17억원 보증서를 받았다. 하지만 이를 사용하지 못했다. 차 대표는 “22살 나이에 아버지 그리고 부동산을 소유한 친척에게 입보를 부탁하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만약 안 터지면(사업이 실패하면) 저뿐만 아니라 두 집이 크게 다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흔하던 벤처창업 경진대회 활성화도 떠올랐다. 차 대표가 창업에 뛰어든 계기는 ‘정보통신부 벤처창업 경진대회’다. 그는 이 대회를 “당시 일반인, 교수, 대학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최고의 빅 이벤트”라고 표현하며 “하루 생활비를 걱정하던 시골유학생에게 창업을 할 수 있는 자본금을 주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1999년 대회에서 최연소 장관상을 수상하고 상금 2000만원, 부상으로 법인 설립비용 1억원을 지원받았다.

 그는 직장을 ‘운명을 남에게 맞기는 것’, 창업은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창업이 ‘누구도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 대표는 “주변에 40대 창업가를 많이 안다. 너무 안타깝다. 자식과 부인을 보면 무모함이 존재할 수 없다”며 “그래서 젊은이들만이 무모함을 극복할 수 있다”고 젊은 창업가가 많이 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1999년 벤처창업 경진대회 수상을 계기로 엑서테이너(아케이드 게임개발사)를 설립했으며, 2002년에는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팀(SA프로젝트)을 운영했다. 군 제대후인 2006년 모바일게임업체인 이루고를 세웠으며, 지난해 이루고 매각 후 올해 아이아라를 창업했다.차 대표는 현재 아이아라의 글로벌 법인 설립을 추진중이며 이곳 대표를 맞을 계획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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