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 무엇이 달라지나

 서울대가 법인화되면 학교 자율성이 크게 높아진다.

 현재 서울대는 고등교육법에 따라 학생 및 교수 정원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시대변화에 따라 새로운 학과를 신설하거나 기존 학과의 정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교과부와 일일이 상의해야 한다. 교과부는 타 국립대와의 형평성을 감안해 이를 결정하기 때문에 결정과정도 길고 특혜시비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사회 결정에 따라 신속하게 학교 현안을 처리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교과부의 설명이다.

 설립부터 특별법에 따라 법인으로 출발한 울산과학기술대는 당초 정원은 1000명이었지만 기숙사 시설 미비 등의 요인으로 이사회 결정을 거쳐 500명으로 정원을 축소했다. 또 포스텍에서 정년퇴임한 박수문 교수(67)를 석좌교수로 초빙했다. 고등교육법에 따른 정년(65세)을 따르지 않고 학교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교수였던 한양대 응용화학과 조재필 교수(42)를 정년보장(테뉴어) 정교수로 파격적으로 영입했다. 국내에서 타 대학 교수를 영입하면서 정년과 정교수를 동시 보장한 이례적인 케이스로 다른 국립대학교에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학교는 수익사업을 할수 있게 된다. 수익사업이 가능해지면서 학교 시설의 임대, 실험장비 대여 등 사업도 가능해졌으며 산학지주회사에서 발생한 수익을 바로 학교 수익으로 올릴 수 있게 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80%가 국립 및 주립 대학이지만 모두 법인형태”라며 “일본 역시 1990년대 중반 대부분의 국립대가 법인 형태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학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교과부 차관 1명, 기획재정부 차관 등이 참여하는 만큼 자율에 따른 견제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교과부 입장이다. 학생들이 우려하는 등록금 인상은 기존처럼 정부의 지원금이 집행되는 만큼 당분간은 이슈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법인화가 궁극적으로는 정부지원으로부터 독립을 뜻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정부 지원이 줄어들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국립대의 한 관계자는 “서울대 법인화는 기존 국립대에서 첫 번째로 시도되는 만큼 파격적인 당근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점차 정부 재정 지원은 줄어들 것”이라며 “세종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도 향후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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