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자원을 빌려쓰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면서 많은 업체들이 이 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초기 시장을 잡기 위해 불과 1∼2년 사이에 40여 업체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겠다고 달려들었다. IBM과 HP 등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솔루션을 내놓기에 바쁘고, 마이크로소프트도 클라우드 컴퓨팅 대열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서둘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위한 새 운용체계(OS)를 발표했다. 특히 구글이나 아마존 등 닷컴 기업은 일찌감치 클라우드 컴퓨팅에 눈을 뜨고 뛰어들었다. 구글 앱엔진이나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이미 수많은 고객을 확보하며 눈부신 성장을 일궈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업체들이 너도나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나서고 있지만 간과되고 있는 문제가 있다. 바로 표준이다. 그 중에서도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의 표준 부분이 벌써부터 이슈화되고 있다. 시장에 진출한 대부분의 기업이 자체 API를 가지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닷컴의 포스닷컴 서비스, 구글 앱엔진, 아마존 AWS 등도 마찬가지다.
왜 자체 API를 쓰는 것이 문제가 될까. API가 다르면 개발 방법론부터 아키텍처까지 많은 부분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서비스로서의 플랫폼(PaaS)을 통해 구축된 서비스들이 서로 다른 API 탓에 이동이 불가능해진다. 이는 곧 사용자가 서비스 사업자를 다른 서비스 사업자로 옮길 때마다 문제시 된다.
예를 들면 한 고객사가 구글 앱엔진에서 프로그래밍 언어 파이손(Python)을 사용해 통계처리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아마존 PaaS로 이동하려면 아마존에서 파이손을 지원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아마존은 PHP를 지원하고 있어 이 같은 이동이 어렵다. 고객사는 기존에 개발했던 프로그램을 버리고 다시 개발해야 한다. 비용과 시간 모두 상당한 낭비다. 일각에서는 향후 서비스 사업자가 고객사의 발목을 잡을 우려도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측면에서는 이미 가상화나 클러스트를 구축하는 데 많은 표준이 있다. 그리고 미들웨어 영역에서도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등의 표준이 있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 단에서는 표준이 전무한 상황이다. 향후 SW로서의 서비스(SaaS), PaaS 시장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표준 작업이 초기 시장 단계에서 선행된다면 향후 다음 단계에서의 잡음을 충분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고객들이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표준 작업을 추진하기가 더 어렵다. 지금 단계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이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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