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ase Study - 금호타이어 `GSI E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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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는 3년간 총 3단계에 걸쳐 추진해온 글로벌싱글인스턴스(GSI)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젝트를 올초 완료했다. 금호타이어는 2년간 GSI ERP를 구축한 후 1년간 제품수명주기관리(PLM), 공급망관리(SCM) 시스템과 연계를 통해 전사 통합시스템을 확보했다. GSI ERP 구축을 통해 각종 정보를 통합하자 각 시스템별로 숨겨져 있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났다. 수면 위로 드러난 오류들을 개선하기 위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별도의 ‘혁신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빅뱅방식 구축 후 PLM, APS와 연계=금호타이어가 GSI ERP 프로젝트를 시작한 시점은 2006년 3월.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GSI ERP에 대한 논의가 막 시작되던 시점이었다. 금호타이어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법인들의 업무프로세스를 단일화하고 의사결정 능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GSI ERP를 선택했다. 국내에서 선례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만큼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확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 체계가 필요하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큰 힘이 됐다.

구축 방법은 일부 신설법인을 제외한 전세계 모든 법인 및 공장의 ERP 시스템을 동시에 구축하는 빅뱅 방식을 택했다. 여기에는 한국 본사 및 광주·곡성·평택 공장, 그리고 중국 공장과 미국·독일·영국·캐나다·일본 등의 해외판매법인이 포함됐다. 이 프로젝트에는 액센츄어의 컨설턴트를 포함해 약 130여명의 인력이 동원됐다.

글로벌혁신팀의 주도하에 SAP ERP패키지의 영업(SD), 물류(LE), 생산(PP), 구매(MM), 관리회계(CO), 재무회계(FI), 품질(QM), 설비(PM) 등 각 모듈별로 전담팀을 꾸리고 각 팀의 파트장이 모듈 구축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게 했다. 금호타이어는 전 법인을 대상으로 동시에 ERP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이듬해 2월 시스템을 1차 개통했다. 이 1년간의 ‘빅뱅’ 여정이 금호타이어 GSI ERP 프로젝트의 1단계였다.

이어 2단계에서는 1단계 구축 미비사항을 보완하는 한편 새로 인수한 호주 판매법인, 프랑스와 베트남의 신설법인 등 일부 법인에 대한 구축 작업을 진행했다. 이 법인들은 이듬해인 2008년 2월 시스템을 가동했다.

이어 연구소에서 구축하는 PLM 시스템과 물류 혁신을 위해 구축한 생산계획스케쥴링(APS) 시스템과 연계작업이 필요했다. 이 3단계 프로젝트를 거쳐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통합시스템이 만들어졌다. PLM과 ERP간 데이터 연계를 담당한 강성욱 금호타이어 대리는 “PLM 설계 시점부터 제품코드 체계를 통일해 시스템간 데이터 변환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미리 제거했다”며 “향후 해외지사 PLM 추가 구축이 있을 경우 이에 따른 연계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올 2월 국내 법인과 연구소를 대상으로 PLM 구축 작업을 끝내고 ERP와 PLM을 연계함으로써 3년간의 GSI ERP 대장정을 사실상 완료했다.

◇데이터 정합성 확보가 관건=많은 ERP 모듈을 9개 이상 법인에 동시에 구축한 만큼 1차 시스템 가동 후 제일 어려웠던 점은 데이터의 정합성을 확보하고 이를 위해 프로세스를 맞추는 일이었다.

심지어 물류 데이터가 서로 안 맞아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각 지역 물류 센터를 직접 돌면서 전수검사를 하고, 엄격한 실사와 수작업을 통해 하나씩 정확한 데이터로 교정해 나갔다. 창고관리시스템(WMS) 등 운영중인 물류시스템들과 ERP 시스템을 연계하는 데이터 동기화 작업도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였다.

강성욱 대리는 “데이터 정합성 확보를 위해 영업 부문의 경우 반드시 ERP로 주문을 하도록 했다”며 “특히 WMS 데이터를 ERP 데이터로 동기화하는 작업이 쉽지 않아 WMS 데이터를 ERP 데이터 기준에 맞게 강제로 동기화 시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마다 데이터가 달랐던 만큼 기준을 정해 이를 표준화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각 지역별로 각기 다른 영업환경에 처해있는 만큼 서로 다른 시스템에서 생성되는 서로 다른 데이터 기준을 표준화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러한 데이터 정합성 문제 해결을 위해 시스템 오픈 이전에 기존 시스템과 신규 구축 시스템을 병행 가동해 신규 시스템 가동 이후 문제를 최소화했다.

3단계 때는 ERP 구축 이후 드러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별도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ERP 구축 이전에 정보 소통이 안돼 가시화가 어려웠던 오류가 ERP 구축으로 눈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통합된 정보를 기반으로 각 모듈별로 숨어있던 문제점들을 샅샅이 찾아냈다. 강 대리는 “영업, 물류 등 각각의 시스템으로 존재했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문제점들이 통합시스템 환경에서는 수면위로 떠올랐다”며 “이 문제점들을 모두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듈마다 핵심적인 과제를 선정했고 전사 중량관리 기준을 표준화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우선 순위에 따라 현업 주도로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금호타이어는 GSI ERP 구축 이후 모든 시스템을 한 군데에서 통합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력이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강 대리는 “체계화된 백업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어떤 경우에도 업무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면서 “시스템과 서버가 집중화돼 있어 문제가 생겼을 때 인원 및 장비를 신속히 교체할 수 있고 위기 대응을 위한 중복 투자도 덜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한 달 하고도 수 일이 더 소모되던 글로벌 연결결산 마감일이 단 5일 이내로 단축된 것도 눈에 띄는 성과다.

금호타이어 글로벌혁신팀은 GSI ERP 구축을 추진하는 기업들에 반드시 정확한 프로젝트 범위를 선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대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처음에 계획하지 않았던 모듈을 중간에 추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시작부터 구체적인 범위를 정확히 선정하지 않으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자체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확한 범위 선정과 이를 위한 시간 안배가 생명이라는 의미다.

▶ GSI ERP 성공을 위한 세가지 고려사항

1. 정확한 구축 범위를 정하고 시간을 안배하라 : 도중에 모듈을 추가하거나 이것 저것 손대지 마라. 프로젝트 자체가 실패할 수 있다.

2. 세부 데이터 구조를 미리 설정하라 : 데이터 구조를 미리 그려라. 초기 설계가 중요하다.

3.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라 :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선행자들의 경험과 고민을 반드시 참고하라.

<자료:금호타이어 글로벌혁신팀>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