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신문과 TV 방송이 ‘유료화’를 놓고 내홍을 앓고 있다. 인터넷에 밀려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이 뉴스와 프로그램을 유료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안팎으로 불협화음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미국 제2의 케이블TV 사업자인 타임워너케이블은 현재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일부 채널을 유료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 중이다. 인터넷에 사이트를 열어 투표를 거쳐 고객들의 생각을 직접 묻고 있는 것.
타임워너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각 지상파 방송사와 프로그램 공급업체(PP)들의 요청 때문이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료 채널로 전환해 추가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해달라는 끈질긴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요청자는 날씨 채널, 뉴스코프의 폭스와 FX 채널, 또 싱클레어 그룹이 갖고 있는 지역 방송국, 그리고 푸드 채널 및 HGTV 등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기본 요금만 내면 보던 채널에 추가 비용을 내라고 하면 시청자들이 좋아할 리 만무하다. 반면에 이런 방송 프로그램 없이는 채널을 운영하기가 어려운 타임워너 역시 무턱대고 반대만 할 수도 없는 쪽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인터넷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컴캐스트는 인터넷 동영상 무료 서비스업체 훌루(Hulu)와 손잡고 가입자들에게 인터넷에서 주요 프로그램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해 왔다. 그러나 PP들이 이를 반대하면서 유료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당연히 가입자들은 반발하지만 컴캐스트 측에서는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모든 것이 방송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는 방송사와 PP들이 수익성을 높이려는 일련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뉴스 콘텐츠 유료화를 놓고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을 위시한 신문 업계와 인터넷 업계가 벌이는 전쟁은 이미 오래된 이슈다. 머독은 자신 소유의 전 매체 콘텐츠를 구글 검색에서 내리기로 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와 유료화에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월스트리트저널·더 타임스 등의 기사는 구글 검색에서 빠지게 된다. 이미 두 매체의 인터넷 사이트는 유료 독자를 받고 있다.
반면에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머독의 유료화 카르텔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BBC는 24일(현지시각) “세계 어디든 무료로 온라인 뉴스를 보도록 하겠다는 공영 방송의 방침을 지키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여기에 머독은 구글과 BBC를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유료화, 아직 갈 길이 멀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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