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서관들 콘솔게임으로 ‘유혹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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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꼬마 코디 월래스와 그의 7살짜리 동생 저스틴은 주말 내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단 한번만 책을 빌렸을 뿐이다. 그들은 내내 X박스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자주 가는 캐피톨힐스 노스이스트 주민도서관의 아동 섹션 근처 한방에는 X박스360이 자리하고 있다. 두 아이는 최근 인기인 미식축구게임을 하기 위해 각각 볼티모어 레이븐스와 뉴잉글랜드패트리어츠를 팀으로 선택하고 게임을 했다. 옆방에서는 다른 아이들이 모여 닌텐도 위(Wii)를 이용해 콘솔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미국 도서관들이 책과 거리를 두고 있는 유소년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콘솔rp임으로 유혹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미국도서관협회(ALA)는 최근 1365개의 도서관 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학생들에게 콘솔게임을 즐긴 후 몇권의 책을 빌리게 하는 ‘내셔널게이밍데이’이벤트를 개최했다. 이번 이벤트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열린 것으로 캐나다와 일본의 도서관도 참여했다.

미국의 도서관들은 국립도서관에 보다 많은 대여객들을 모으기 위해 이벤트를 기획했다. 도서관 사서인 브랜든 디그우드는 “10대들은 도서관을 찾지 않는 세대지만 익숙한 비디오게임은 10대들에게 정말 매혹적인 것”이라며 “과거 도서관에서는 체스 등이 사람을 불러모으는 수단으로 쓰였지만 이제 비디오 게임에 그 자리를 내줬다”고 설명했다. 콘솔게임을 이용하기 위해 아이들이 도서관에 자연스럽게 오게 되고, 결국 이것이 도서관 방문객 증가와 책과 가까이 하는 문화를 만들어낸다는 판단이다.

도서관 이용자들의 반응도 좋다. 지난해 이벤트에는 1만4000명의 유소년이 참석했지만 올해는 두배가 넘는 3만여명이 참여했다. 월래스의 어머니인 카렌은 도서관에서 비디오 게임을 갖고 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이들이 도서관에 가는 것은 유익한 일”이라며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여러 활동을 통해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효과를 노려 캐피톨힐스 노스이스트 주민도서관은 콘솔게임 이벤트를 정례화했다. 이 도서관은 매달 세째주 수요일에 콘솔게임기를 제공하고 그때마다 인파가 몰린다. 도서관은 플레이스테이션2와 댄스댄스레볼루션 같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 타이틀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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