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E가 잠재적 위험이 큰 도박(betting)인 중국산 민간 항공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GE의 참여에 힘입어 중국의 대형 민간 항공기 야심작 ‘C919’이 세계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을지 주목된다.
GE와 중국 AVIC는 상업용 항공기를 위한 항공전자공학시스템을 개발·공급하는 합작 투자사(50:50)를 중국에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현지시각) 전했다.
자세한 합작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규모로 투자한다”는 게 GE 측 설명이다. GE-AVIC 합작사는 중국 규제당국 인가를 거쳐 내년 중반께 문을 열 계획이다.
GE 측은 “(세계 민간 항공기 시장을 지배하는) 보잉이나 에어버스와 경쟁하기를 바라는 중국에 기본적인 항공전자공학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해 항공기 분야의 경쟁 구도 변화를 예고했다. 보잉과 에어버스에 도전하는 중국산 제트 여객기 ‘C919’와 비행기 시장을 향한 중국의 왕성한 욕망에 GE가 베팅한 셈이다.
AVIC 모회사인 중국상용항공기유한공사(COMAC)는 오는 2016년까지 보잉 ‘B737’과 에어버스 ‘A320’과 경쟁할 항공기 ‘C919’를 만들기로 했다. GE는 지난해 COMAC이 개발한 70석 규모 비행기 ‘ARJ-21’에 엔진을 공급한 데 이어 5대를 구매해 중국 내 지역 노선에 임대하고, 20대를 더 살 계획인 등 중국과 적극적인 협력을 꾀하고 있다. GE가 적극적인 협력 의지와 함께 항공기 운항을 돕는 뇌에 해당하는 항공전자공학시스템 기술까지 제공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중국산 대형 민간 항공기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GE 고위 관계자는 “GE-AVIC 합작사가 GE의 유일한 항공전자공학시스템 공급처가 될 것”이며 “합작사를 위한 차세대 상업용 항공전자공학기술을 지체없이 개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제프리 이멜트 GE 최고경영자도 “중국 항공산업은 수십 년 안에 세계 최대 수준이 될 것”이며 “이번 합작이 세계 모든 고객에게 봉사하는 문을 열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MAC은 오는 2016년 ‘C919’를 내놓은 뒤 20년간 2500대를 팔겠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미 항공기 업계의 한 최고위 경영자는 이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C919’가 개발돼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20년간 600∼800대를 파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GE는 지난해 항공 관련 사업 매출인 192억달러(약 22조1900억원)의 약 13%인 25억달러(약 2조8900억원)를 항공전자공학시스템 부문에서 벌어들였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