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 `에이지 오브 코난` 흥행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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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극장에 개봉되기 전에 가장 노심초사하는 사람은 감독보다 제작자다. 감독이야 본인이 원하는 대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이라도 있지만 제작자는 흥행 성적에 따라 평가가 좌우되니 그럴 법도 하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개발자보다는 사업팀이 더 가슴을 졸인다.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면 대개 개발자의 공으로 돌아가지만 반대로 실패하면 사업팀의 역량 부족으로 치부되는 사례가 다반사다. 그만큼 게임 업계에서 사업팀은 잘해야 본전인 자리다.

박병호 네오위즈게임즈 포트폴리오팀장(34)은 앞으로 6개월 정도 밤잠을 설쳐야 할 운명이다. 박 팀장은 네오위즈게임즈가 내년 출시할 ‘에이지 오브 코난’의 프로젝트 매니저다. 이 게임의 마케팅과 비즈니스 모델, 상품 기획 등을 모두 그가 책임져야 한다. 신작 게임이야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지만 네오위즈게임즈에서 에이지 오브 코난이 갖는 중요성이 각별하기 때문에 박 팀장의 부담은 커져만 간다.

에이지 오브 코난은 네오위즈게임즈가 처음으로 출시하는 대작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그동안 스포츠 게임이나 일인칭슈팅(FPS) 게임 분야에서는 명가 반열에 올랐지만 게임 산업에서 가장 큰 시장인 대작 MMORPG에서는 맥을 못 췄다.

박 팀장도 그 사실을 잘 안다. 스스로 성공에 확신도 어느 정도 갖고 있다. 그는 “에이지 오브 코난은 이미 해외에서 검증된 게임으로 많은 콘텐츠가 보강됐으며 각 캐릭터 간 세력 균형도 잘 맞춰졌다”며 “사냥이 아닌 전투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마무리 작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이 게임의 출시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유럽 게임의 한글 더빙 작업에만 정상급 성우 64명을 투입했다. 이 정도면 국내에서 인지도가 있는 성우 모두가 출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정도 투자면 흥행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박 팀장은 “매출도 중요하지만 네오위즈게임즈의 대작 MMORPG 전통을 만들어나간다는 목표가 더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향후 계획도 업계의 관심사다. 박 팀장은 “한글화 진척 정도에 따라 조금 변수가 있겠지만 내달 비공개 테스트를 거친 후 내년 1분기에 공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아직 상용화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 정액제로 운용되는 점을 많이 고려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1975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와 카이스트에서 경영공학 석사를 받은 인재다. 아직까지 게임 산업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박 팀장은 “1970년대 중반에 태어난 사람들은 스타크래프트 붐을 경험한 게임 1세대”라며 “수많은 사람이 가장 오랜 라이프사이클을 가진 콘텐츠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게임은 가장 발달된 문화상품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 딸과도 스스럼없이 게임을 즐긴다는 박 팀장은 “게임은 가장 사회적 영향력이 큰 콘텐츠로 자리 잡을 전망”이라며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순기능이 많은 게임이 확산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