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와 3분기에 고성장을 이뤘던 한국경제가 4분기 들어서는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빠르면 내년 상반기나 중반께 경기하강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1일 한국은행과 연구기관, 증권사 등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전기대비 기준으로 지난 2분기 2.6%에 이어 3분기에 2.9%라는 ‘눈부신’ 성장을 이뤘지만 4분기에는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 관계자는 “2분기와 3분기에 경기가 워낙 빠르게 올라갔기 때문에 4분기에는 상당히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별 기업체들의 실적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104개 거래소 상장기업들의 분기실적을 분석한 결과, 4분기 영업이익은 15조4천537억원으로 전분기의 16조4천682억원보다 6.2%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조7천674억원에서 2조5천409억원으로 8.2%, LG전자는 6천28억원에서 2천657억원으로 55.9% 각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또 SK텔레콤(-11.2%), KT(-21.4%), 한국타이어(-29.7%), 현대제철(-53.4%), 현대중공업(-30.1%) 등상당수 대기업들이 영업이익 하락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향후 5∼7개월후의 경기상황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전월차는 지난 6월 3.2% 포인트로 정점을 찍은 뒤 7월 2.0% 포인트, 8월 1.3% 포인트, 9월 1.0% 포인트 등으로 계속 내려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년동월비 전월차가 계속 하락한 뒤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경기는 충격에 따른 반등으로, 작년 3분기 수준을 회복했다”면서 “경기가 그 이상으로 올라가려면 민간부문의 힘이 필요한데, 민간 자생력은 매우 미약해 경기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의 오문석 경제연구실장은 “마이너스 성장이 일시적인 현상에 머물지 않고 계속되면 더블딥(경기상승후 재하강)에 해당된다”면서 “정부의 정책효과가 줄어들면 한국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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