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보다 아이폰의 애플이 최대 경쟁자입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지난 3일(현지시각) 워싱턴 위드로 윌슨 국제센터에서 가진 특별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앞으로 승부처로 삼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LG전자가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연구 인력을 재배치하는 한편 하드웨어 일변도의 사업을 서비스와 콘텐츠를 아우르는 전략으로 전면 수정하는 등 스마트폰 사업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 회사는 이달 초 MC사업본부 내에 ‘스마트폰(SP)사업부’를 신설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애플과 IBM의 예를 들면서 차세대 먹거리 ‘솔루션과 서비스’의 사업 모델 포트폴리오를 뒷받침하는 조직 개편이다.
신설 SP사업부 산하에는 제품 관리를 전담하는 4개의 제품단위마케팅(PBL) 조직을 뒀다. 스마트폰 운용체계(OS)인 윈도모바일(WM)팀과 리모·안드로이드를 제품을 각각 담당하는 팀, 인텔의 프로세서 이용한 모바일 인터넷단말기를 맡는 MID팀과 B2B 제품을 담당하는 엔터프라이즈팀 등이다.
LG전자는 이달 초 서울 구로구 가산동에 있는 MC연구소의 스마트폰 연구개발 인력을 재배치했다. MC연구소에서 하드웨어, PC, CTO 조직이 각각 분산해서 진행하던 스마트폰 개발을 ‘SP개발실’ 한군데로 통합했다. 지역에 맞는 스마트폰 개발을 위해 글로벌상품기획팀에 스마트폰 상품 기획을 전담하는 ‘SP상품기획팀’도 신설하기로 했다. 지역별 특화 상품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해외 전문가 그룹인 ‘지역사업리더(RBL)’ 조직이 이를 밀착 지원한다.
스마트폰 사업에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다양한 솔루션과 서비스가 연계돼 인터넷 서비스와 콘텐츠의 개발이 필요하다. LG전자는 이를 전담할 C&S그룹을 글로벌상품기획팀 직속으로 배치했다.
LG전자가 MC사업부 내부에 대대적인 조직 수술을 단행한 것은 앞으로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G전자는 최근 북미시장에서 아이폰의 애플과 블랙베리 림(RIM) 등의 스마트폰 전문업체에 밀렸다. LG전자는 내년 2분기부터 스마트폰을 본격 출시, 북미 시장 점유율을 되찾고 유럽시장 등에서 고가 휴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조만간 북미 시장에 첫 안드로이드폰인 ‘GW620’을 내놓고 내년 2분기에 휴대폰 칩세트 제조사인 퀄컴이 개발한 스냅드래곤 모바일 프로세서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본지 11월 6일자 1면 참조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MC본부의 핵심 과제로 인식한다. 스마트폰 사업의 실행력 확보를 위해 전담조직 설치 등 MC사업부의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정환·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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