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어, 박지성..슛 골∼인∼’
2006년 6월 9일 독일 월드컵 한국 vs 프랑스. 한국이 0 대 1로 뒤지던 상황에 터진 박지성의 후반 동점골은 TV를 통해 경기를 시청하던 온 국민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열광의 순간. 우리가 접한 독일 현지의 박지성 골 장면은 뭘 타고 우리나라로 건너왔을까. 너무나 당연한 것 같은 질문이지만, 정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위성이 아니다. 유선통신망(광케이블)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도 우리는 위성이 아닌 광케이블을 통해 우리 선수들의 활약을 보게 된다. 지구촌 방영을 총괄하는 FIFA가 경기 모습을 광케이블 망을 통해 한국으로 전송하고, 이 영상을 국내 중계권을 확보한 SBS가 각 가정으로 송출하는 것이다.
월드컵 등 국제 행사의 해외 송출에 위성이 아닌 광케이블이 쓰이는 것은 비용이 가장 큰 이유다. 한 달이상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벤트의 경우, 위성을 이용하는 것 보다 전세계에 깔려 있는 광케이블망을 이용하는 것이 30∼40% 저렴하다.
실제로 이번 남아공 월드컵도 위성을 활용할 경우 10억원 이상 비용이 소요되지만, 광케이블을 사용함으로써 7∼8억원 수준에 가능할 전망이다. 이처럼 국제 행사를 위성이 아닌 광케이블로 중계받는 것은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부터 이뤄져 왔다.
SBS 한 관계자는 “해외 이벤트를 한 두건 필요에 따라 중계하는데는 위성을 이용하는 것이 비용측면에서 더 유리하지만,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장기간 많은 데이터를 받는 데는 해저광케이블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싸다”며 “단 광케이블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각국 해저광케이블을 거쳐야 하는 만큼, 사전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SBS는 이달 말 공개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으로, KT와 LG데이콤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북한의 동반 진출이 확정된 남아공 월드컵은 북한으로의 중계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북한 지역 중계는, 우리가 광케이블을 통해 받은 영상을 위성(아시아 셋2 등)을 통해 송출해주는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북한주민들은 해저광케이블과 위성을 모두 거쳐 월드컵을 시청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른 비용 부담 문제는 아직 논의 단계로, 우리 정부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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