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

지상파·유선·위성 방송 사업자가 상호 지분을 33% 이내에 소유할 수 있게 됐다. 또 스포츠 경기를 중계방송할 때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가상광고를 보여줄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 규제와 광고 제한을 완화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아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키로 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사실상 미디어법이 유효하다고 판결을 내린 데 따른 조치다. 방통위는 지난 여름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헌재 판결 이후로 논의를 미뤄왔다.

　개정안은 △신문사가 방송사업에 진출할 때 제출해야 할 자료 △사업 허가 기간△지분 소유 한도△간접·가상 광고 허용 범위 등을 담았다.

　우선 방송 시장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신문사의 방송 진입을 허용하고, 방송사업자간 지분 소유도 가능하게 했다. 유료방송사업자의 허가기간도 늘렸다.

　신문사가 방송사업에 진출할 때에는 사업 직전 1년 동안의 경영 자료를 제출하는 정도로 조건을 달았다. 경영 자료는 신문 발행 부수와 유가 부수, 재무제표 등이 포함된다. 지상파 방송과 유선방송사업자는 상호 지분을 33%까지 소유할 수 있게 돼, 막혀 있던 교차 지분 소유가 허용됐다.

　위성방송사업자와 유선방송사업자 등 유료방송 사업자의 허가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났다. 단, 문제가 있을 시에는 2년 이내에 기간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방송광고 시장도 간접광고와 가상광고가 허용됨으로써 더 넓어지게 됐다. 간접광고와 가상광고는 모두 해당 방송 시간의 100분의 5를 넘지 못하도록 했으며, 크기도 4분의 1 이내로 제한된다. 프로그램의 소품으로 활용되는 방식의 간접광고는 직접 구매 권유 등 부적절한 표현은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한 가상광고는 스포츠 경기 중계에만 한정되며, 시간과 크기 제한에서 경기장 내의 광고판을 대체하는 방식의 가상광고는 제외했다. 기존 광고판을 대체하는 것은 광고가 광고를 대체하는 만큼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두 광고 모두 자막으로 광고 사실을 알리도록 했다.

　미디어의 다양성을 담보해야 하는 미디어다양성위원회는 7인에서 9인으로 구성키로 했다. 통계·언론·행정 등 분야의 학계와 법조계 출신 등 전문가로 구성되며, 임기는 1년으로 연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전체회의에서는 종합편성 채널과 보도 채널 선정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TFT 구성과 출범도 논의됐다. 종편 TFT는 2실장, 3국장 체계로 방통위 실무자와 학계와 미디어 전문가가 함께 조직을 이룬다. 이번 회의와 함께 출범한 종편TF는 종편 선정기준과 시기 등을 결정한다.

한편 시행령은 법제처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2∼3주 후 시행된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