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인력 수요 찾아 G밸리로 옮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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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발전에 적합한 인재를 기르고 재교육하는 장을 마련하는 게 제 역할입니다. 그래서 수요가 많은 곳으로 센터를 옮겼습니다.”

 김호기 KAIST 교수(64)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전자부품·재료설계 인력교육센터(EMDEC)의 둥지를 최근 테헤란밸리 인근 역삼동에서 첨단 기업들이 많이 몰리는 G밸리(구로디지털밸리)로 옮겼다. 인력 수요자이자 과학과 산업 기술 정보에 목말라하는 중소·중견기업의 한복판으로 뛰어든 것이다.

 EMDEC가 산업 현장에 한발 더 다가감으로써 인재·교육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적 행보다.

 EMDEC는 우리나라 부품산업 육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출발했다.

 김 교수는 “1990년대 우리나라 부품산업을 고질적인 대일 무역역조에서 건져내겠다는 일념을 담아 공업기술기반사업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고, 그 중에서도 인력 양성의 시급함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며 센터 설립 추진 당시를 회고했다.

 그 결과 정부는 지난 1996년 KAIST 내에 EMDEC 설치를 지원했다. 지금은 대전과 서울 본원을 비롯한 광주, 대구에 EMDEC가 설치됐고 조만간 제주에도 문을 열게 된다.

 김 교수는 “산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교육 과정에 대한 수요도 변하고, 요구도 다양한 범위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그에 걸맞은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했다”며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그간 중심을 이뤘던 부품산업 인재 육성을 넘어서 새로운 과학기술을 산업현장에 적용하려는 노력도 펼치고 있다. 실제 교육과정 초기의 부품소재를 넘어서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전자태그(RFID) 등으로 인력 양성 분야를 끊임없이 넓혀가고 있다.

 김 교수가 이처럼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산업 현장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는 것은 그의 이력을 통해 엿볼 수 있다. KAIST에 신기술창업지원센터를 문을 연 주역이기 때문이다. 그는 4년에 걸쳐 센터장을 맡으며 우리나라가 2000년대 초반 벤처산업 활성화로 기록적인 IT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도 교육관을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많은 중소기업 CEO들이 교육의 중요성에 눈뜨지 못했습니다. 당장 돈이 되지않는다고 교육에 투자하지 않으면 기업의 미래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EMDEC도 산업현장에 필요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변화할 것입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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