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빠른 한국 증시 `주요국 중 가장 안 올랐다`

　최근 한달 간 한국 증권시장의 등락률이 주요 국가들 가운데 최하위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경기와 증시가 금융위기 이후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회복하면서 상대적으로 상승 동력을 미리 소진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22일까지 최근 한 달간 주요국 47개지수(인도네시아·일본은 지난달 23일 휴장으로 다음날인 24일 종가 기준)의 주가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등락률이 각각 -4.74%와 -4.76%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전체 47개 주요 지수가 평균 1.79%나 상승한 가운데 한국 증시보다 하락률이 높은 국가는 핀란드(-6.15%)와 아일랜드(-6.54%) 밖에 없었다.

가장 오름폭이 큰 지수는 러시아의 RTS로 15.47%에 달했다. 이어 아르헨티나(14.14%), 브라질(9.32%)이 뒤를 이었다. 미국 다우지수도 3.41% 상승했고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7.34% 올랐다.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는 -2.63%로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주요국들 가운데 가장 먼저 회복해 최근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로 우리투자증권이 주요 14개국 증시의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이후 증시 회복 정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 증시는 브릭스 국가들과 함께 이미 리먼 사태 수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리먼이 파산한 지난해 9월14일 각국 지수를 100으로 환산하면 현재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110으로 당시보다 10% 이상 올랐다. 중국과 브라질은 147·126을, 인도와 러시아도 각각 120과 108를 기록하며 확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미국은 87에 그쳐 당시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으며 영국(96)·독일(92)·프랑스(88)·일본(84) 등 선진국도 아직 회복세가 진행 중이다.

회복 중에 있는 선진국 증시는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경기선행지수도 한국은 지난해 5월부터 통상 경기활황과 침체의 변곡점으로 인식되는 100 이하로 떨어진 뒤 올해 6월 100을 회복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해 9월이 돼서야 100 이하로 떨어진 뒤 여전히 아래를 밑돌고 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