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계약법’ 이중규제는 안된다

 기획재정부가 업계의 현실을 무시한 채 ‘국가를당사자로하는계약에관한법률(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은 심히 유감스럽다.

 개정안의 요지는 국가 정보화 프로젝트 과정에서 인지한 정부의 주요 정보가 무단으로 유출될 경우 입찰자격을 6개월 간 제한한다는 조항을 추가하는 것이다. 국가기관의 정보보호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정보화 업체들을 옭아매는 규제법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개정안에는 ‘정보’의 범위를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아 규제법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모호한 법 규정을 두고 ‘국가보안법’에 빗대 ‘기업보안법’으로 부를 정도라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납득이 안되는 것은 이와 유사한 규정이 ‘부정경쟁방지법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에 규정돼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가 그토록 ‘기업 규제완화’를 강조해놓고, 다시 ‘이중규제의 잣대’를 들이민다면 그야말로 이중적인 모습이다.

 기업들은 이번 시행령이 통과되면 당장 공공사업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고 불안해한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퇴출되지 않아도 ‘리스크 비용’이 급증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만에 하나 정보유출 사고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교육은 물론 직원 모니터링을 강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쏟아야 할 판국에 쓸데없는 걱정거리가 하나 더 생기는 꼴이다. 엔지니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면서 개발 의욕과 사기도 추락할 수밖에 없다. 재정부는 정보보호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기업 규제악법’이 되고 있다는 업계와 학계의 우려에 귀를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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