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텔레콤이 각각의 강점인 유선인프라와 무선인프라를 전면에 내세워, 유무선 통·결합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다. 유무선통합서비스(FMS:Fixed Mobile Convergence)로 선제 공격에 나선 KT를 상대로, SKT가 11월 유무선대체상품(FMS:Fixed Mobile Substitution)의 출시를 예고하며 맞불을 놓은 것. 특히 SKT입장에서는 관계사인 SK브로드밴드의 사업영역인 인터넷전화(VoIP)에 미칠 영향까지도 감수하며 유무선 통·결합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SKT “1년을 준비했다”=FMC서비스 출시를 공식화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순건 SK텔레콤 마케팅기획본부장은 “가입자 측면에서는 기존 지역할인 요금제와 차이를 느낄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서비스를 위해 기지국간 최적화 등 1년에 걸쳐 시스템을 개발했기 때문에 경쟁사가 따라오기에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연간 260만명 정도가 이 서비스에 가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T 측은 해외에서도 FMC는 데이터 서비스에 강점이 있어 데이터 이용량이 많은 기업의 도입 가능성은 높지만, 음성통화를 주로 이용하는 개인고객에게는 FMS가 더 매력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전세계 30개 국가에서 FM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 이는 가정용 FMC가 인터넷 기반 서비르로 별도 액세스 포인트(AP)를 설치해야 하는등 번거로운 반면, FMS는 가입과 함께 할인 존이 설정돼 곧바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SKT는 FMS와 병행해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FMC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B2C시장에서는 FMS서비스로만도 충분하지만, 영업사원과 같이 음성과 데이터 사용량이 많고 활동 반경이 넓은 고객을 겨냥해서는 FMC가 유용하다는 입장이다.
◇경쟁사 “개념이 다르다”=경쟁사들은 FMS는 FMC와는 차원이 다르며 이동전화서비스의 부가서비스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SKT 또한 FMC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라는 것이다. FMS가 이동전화망을 활용한 지역 기반의 할인 서비스에 불과한 반면, FMC는 유무선 컨버전스의 기술적 혁신을 바탕으로 음성·데이터 요금의 할인 뿐 아니라, 기존의 이동통신 패러다임과 다른 미래지향적 기술 기반 서비스라고 강조한다. 특히 음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통화료가 비싼 데이터 요금에는 할인이 적용되지 않고 음성 통화에만 국한된다는 것도 FMC와는 다른 점으로 꼽는다. 또 FMS에서 설정된 1개 할인지역 반경은 FMC에 비해 넓을 수 있으나 지정된 할인 지역이 1개로 한정되는 반면, FMC의 경우 광역적 커버리지 측면에서 무선 AP 전국망이 구축된 무선 AP 설치지역(WiFi zone) 내에서는 어디서나 할인이 가능하여 할인 적용 지역이 보다 광범위하다.
경쟁사 한 관계자는 “FMS서비스는 특정 서비스에 대한 약탈적 요금 설정으로 부당 요금덤핑 가능성이 높아, 공정경쟁을 저해할 수 있기때문에 요금제 인가 과정에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중소 인터넷전화 별정사업자에 대한 경쟁제한으로 인터넷전화 시장 축소 및 중소사업자 배제 우려도 크다”고 주장했다.
◇SKT·SK브로드밴드 연관성에 관심 집중=SKT의 FMS서비스 출시는 관계사인 SK브로드밴드 인터넷전화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이 서비스 고객들은 인터넷전화 요금 수준으로 휴대폰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전화 가입은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SKT의 FMS서비스는 통합 소문이 돌고 있는 관계사의 출혈을 감내하고 진행되는 셈이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측은 이날 간담회장에서 “전화 시장에 분명히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그러나 FMS서비스로 인해 SKT 가입자가 늘어나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함께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 볼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가 앞으로 인터넷전화 사업 역량 투입을 줄이고, 초고속인터넷·IPTV 사업에 대한 집중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순건 마케팅기획본부장은 “그런 문제가 있어 SK브로드밴드 측과도 논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SKT의 이번 결정이 SK브로드밴드 합병을 고려한 것인지 아니면 기존 체제의 유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는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쪽으로건 SK텔레콤의 무선 중심으로 통신계열사 조정이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오는 2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유무선 통합 전략 등에 대한 큰 그림을 공식화할 전망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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