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과 의료기관의 데이터베이스(DB) 품질 관리가 일반 기업보다 못하다는 한국DB진흥원 조사 결과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국가기밀, 개인 신상정보 등 중요 정보가 뒤죽박죽이어서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못한다는 얘기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행정·지식 DB 등이 관리 부재로 낮잠을 잔다면 그야말로 국가적 낭비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DB 관리는 일단 쌓아 놓고 보자는 식이었다. DB를 축적해 놓으면 이를 기반으로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 공공기관과 기업은 산더미처럼 쌓인 DB가 무용지물로 느껴질 때가 많다고 호소한다. 체계적으로 분류가 안 돼 정작 필요할 때 DB를 찾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똑같은 DB를 기관별로, 부서별로 다르게 가공해 사용하면서 공공 프로젝트 수행 자체가 불가능한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정이 이쯤 되자 몇몇 기업은 아예 DB를 분류해 새로 구축하는 ‘DB 리모델링’까지 단행한다. 낭비도 이런 낭비가 없다.
문제는 이 같은 불합리한 상황이 연출돼도 기관장이나 CEO들의 관심이 여전히 낮다는 것이다. DB진흥원 조사에서는 3년내 DB 품질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 있는 곳은 33.9%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DB 관리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일관되게 추진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책임자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DB 관리가 꼭 그렇다. 적어도 국민의 세금으로 구축하는 공공기관의 DB 관리는 기관장이 직접 챙기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관장 경영평가에서 ‘레드 카드’를 꺼내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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