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세계 온라인게임 1위 업체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배틀넷 약관에 법 위반 소지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8일 공정위가 국회 정무위원회 신학용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는 블리자드의 배틀넷 통합계정 이용약관이 고객의 이용권 배제 조항, 계정정보 관리책임 조항, 이용자계정 제재 조항, 이용요금 임의변경 조항, 사생활 침해 조항, 사업자 면책 조항 등에서 약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용자가 게임에서 발생한 가상의 재화나 화폐 등 어떤 콘텐츠에 대해서도 아무런 권리가 없다는 블리자드의 약관조항은 불공정 소지가 있다며 사용료를 내는 고객은 본인의 계정 및 계정 내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로그인 정보 비밀유지 책임을 고객이 지도록 하는 조항도 위법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고객의 로그인 정보는 사업자의 서버 해킹 또는 고의·과실 등 사업자 귀책 사유로 발생하는 때도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회사 측의 재량에 따라 모든 이용자의 서비스를 해지 또는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봤다. 특히 블리자드는 이용약관의 중대 위반에 대해선 통지 없이 언제든지 이용자의 계정을 삭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용자 계정을 정지·해지·변경 또는 삭제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계약의 해지에 준하므로 이용자가 예측할 수 있도록 그 사유는 명확해야 하며 제재 사실을 인지할 수 있도록 사전 통지 절차도 필요하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상품·서비스 요금을 언제라도 변경할 수 있다는 조항도 불공정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비스 이용금액의 변경은 계약 중요사항의 변경에 해당하므로 고객에게 사전에 통지해 동의 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의 게임 내 대화 내용과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자료를 블리자드가 별도의 고객 동의 절차 없이 임의로 공개 또는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는 것으로 봤다.
공정위는 서비스 이용 또는 서비스 이용 불가에 따라 생기는 손해에 대해 블리자드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도 불공정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블리자드와의 분쟁에서 취할 수 있는 유일한 구제수단은 서비스 이용을 중단하고 등록된 모든 계정을 취소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것이나 분쟁 발생 때 관할 법원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제한한 조항에도 위법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 측은 “세계 1위 온라인게임업체인 블리자드의 배틀넷 통합서비스 이용약관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국내에도 블리자드의 유료서비스 고객이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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