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View Point-비즈IT 칼럼:이혁구 마이크로스트레티지코리아 지사장

 최근 미국에서는 주가 상승과 금융시장 안정 등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들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최악의 상태를 벗어나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IT 시장 경기는 아직까지 사정이 좀 다르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서더라도 회복의 강도가 약하고 속도도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며, 기업들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이유로 현금 확보에 주력하되 투자를 꺼리고 있다.

 요즘과 같은 시기에 기업들이 어느 부문의 IT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서도 기업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곳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올해 초 미국의 IT 전문 잡지 인포월드는 애널리스트와 CIO들을 대상으로 ‘불황에 투자해야 할 5가지 IT’를 조사해 소개한 바 있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스토리지, 가상화, 보안, 클라우드 컴퓨팅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BI는 기업의 데이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수많은 데이터 중 통찰력을 제공하는 데 필수적이며, 기업의 가장 중요한 고객을 파악하고 유지하기 위해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라고 가트너는 설명하고 있다.

 불황기에 BI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BI의 영역이 점차 넓어져 기업에 필수불가결한 솔루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BI 영역은 이미 도출된 데이터를 취합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분석하는 데 주로 활용되었기 때문에 사용 부서나 인력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BI는 경영진은 물론이고 전 직원이 엑셀을 사용하듯 매일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기업은 내부의 BI를 이용해 지식 근로자들이 생산하는 수많은 정보를 가공해 분석하고 커뮤니케이션함으로써 기업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가치 있는 고객 발굴, 공급망 효율화,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는 않지만 이러한 장점 때문에 BI에 대한 수요와 필요성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치열한 경쟁에 노출된 기업들에 BI는 내부 수익성 및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고객 및 내부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필수적인 솔루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IDC가 발표한 2008년 BI 시장 조사를 보면, BI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와 유지보수 매출을 기준으로 한 BI 시장 규모가 총 78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전년 대비 10.4% 성장한 수치로, 2008년 초 BI 시장 성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이다. BI 시장 성장세는 전 세계에 걸친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기여한 것으로 해석되며,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BI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BI의 목적은 기업들이 불확실한 시장에서 업무 시간과 경영 비용을 절약해 궁극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BI를 비롯해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IT 투자는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가.

 기업들은 무조건 적게 쓰는 전략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미래 성장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인 장기 전략과 단기 운영 전략을 구분해야 한다. 불황일수록 기업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넓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비전과 계획을 세워 투자를 추진하되, IT 투자 규모와 계획을 면밀히 검토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적절하게 재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불황기는 호황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투자 기회가 많다. 경쟁업체가 축소 경영을 할 때 투자를 늘리면 선발업체를 따라잡거나 후발업체를 따돌리는 데 효과가 크며 기회와 효과, 조건 등에서 오히려 투자의 적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각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화 투자의 1순위를 정하되, 프로세스 개선과 기업의 마인드를 바꿀 수 있는 투자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지금 같은 불황에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시절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하기 쉽다. 그렇게 하는 기업들이 대다수일지 모르나, 특별한 기업들은 불경기에 대비하되 필요한 투자라면 되레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감행한다.

 광속처럼 빠른 정보화 시대에, 더구나 지금 같은 불황기에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변화 격차’에 대비한 민첩한 시장 대응이 필수적이다. BI는 이러한 ‘변화 격차’에 대응할 수 있는 필수불가결한 솔루션이라고 감히 단언하고 싶다. 기업들은 단발적인 ‘투자비용 절감’보다는 세밀한 분석으로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hylee@microstrateg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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