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자금 관련 출구전략이 본격 시행된다. 단기 유동성 지원을 위한 운전자금 집행이 줄고 설비투자와 수출 위주로 집행되면서 중소기업 정책자금 자금 회수전략이 본격 가동되기 때문이다.
6일 관련 정부당국 및 기관에 따르면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내년 정책자금을 수출과 설비투자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대표 정책자금인 중소기업진흥공단 자금은 내년 지원규모 3조1355억원(정부안 기준)으로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5조8555억원에서 큰 폭 줄였다. 평년 수준으로 운전자금 지원규모를 대폭 줄이겠다는 것으로 설비투자와 수출 자금 지원 중심의 투자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해진 중진공 기업금융사업처장은 “내년 경기가 좋아지고 올해 미룬 투자를 내년에 집행할 것에 대비해 시설투자를 많이 높이려 한다”면서, 정부의 중소기업 출구전략 기본방침을 밝혔다. 긴급 유동성자금 대신 시설 및 설비투자 자금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출구전략이 가동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진공은 정책자금중 운전자금 비중을 올해 1조5000억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20%도 안 되는 2500억원까지 낮추기로 했다. 정부가 긴급자금 대신 중장기 투자전략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으로 이해된다.
대부분이 운전자금인 신용보증기관 자금도 큰 폭 하락이 예상된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은 최근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보증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8% 수준이지만 위기 직전인 6% 수준으로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3%대까지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폭적인 단기자금 지원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이다. 신보와 기보의 올해 정부 출연금은 추경을 포함해 각각 1조9800억원과 7200억원이었다.
신용보증기관 한 고위관계자는 “국회에 정부 출연금 배정을 요청하고 있지만 제로(0원)여서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기업들의 대출 관행을 고려할 때 내년 신규보증은 많이 줄여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출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수출보험공사 내년도 예산은 상대적으로 많이 책정됐다. 내년 정부 출연금은 1000억원으로 올해 추경을 포함한 5000억원에 비해서는 급감했지만 2007·2008년 250억원씩 지원을 받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규모를 크게 늘렸다. 수보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 보험과 보증 지원규모를 올해(170조원 예정)보다 크게 늘어난 200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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