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토끼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집토끼, 죽은 토끼, 끼토산, 바다토끼, 판토끼, 준토끼, 알칼리 토끼’ 등 다양하다. 산토끼의 앞글자 ‘산’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반대말이 다 다르다. ‘쉼’의 반대말은 무얼까. ‘쉼’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반대말의 방향이 다를 수 있다. ‘쉼’을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열심’이 반대말이 되기도 하고, 여유로움이라고 가정하면 ‘분주함’이 반대말이 될 수도 있다. ‘일하다’도 ‘쉬다’의 반대말이고 ‘계속하다’도 ‘쉬다’의 반대말이다. ‘쉼’을 어떻게 정의내리는지에 따라 반대말의 방향이 달라진다.
‘쉼’은 아무것도 안하는 것도 아니고 한가한 것도 아니고 그냥 멎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노는 것도 아니다. ‘쉼’은 목적의식을 갖고 몸부터 영혼까지 재충전을 위해 하는 휴식이다. ‘숨을 쉬다’처럼 ‘쉼’은 ‘숨’과 맞닿아있다. 생명의 본능이고 근원이다. 맑고 힘찬 생명의 기운을 위해 쉬는 일을 꼭꼭 챙기자. ‘쉼’조차 ‘일’처럼 하는 것도 문제지만 ‘쉼’을 만만히 보고 방치하는 것도 문제다. 어떻게 하면 즐겁게 살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즐겁게 놀지를 고심하는 것도 문제지만 자신을 혹사하며 쉬는 일을 게을리하는 것도 문제다. 일을 치열하게 챙기듯 쉼도 꼼꼼히 챙기자. 인생에 돛만 있고 닻이 없어 쉬지 못하면 함몰한다. 잔 매에 무너지는 권투선수처럼 몸과 영혼이 조금씩 무너진다. 일은 마르지 않는 샘처럼 퍼내도 퍼내도 끝없이 솟아난다. 레몬즙을 쥐어짜듯 몸을 비비 꼬며 버티지 말고 잠깐 물러나서 풀려나자. 윤기와 생기가 도는 삶은 일과 쉼의 균형을 찾을 때 온다. 작정하고 떠나는 거창한 휴식도 좋고 일상의 작은 짬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나는 아이들과 발장난을 하며, 창밖 하늘을 멍하게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심호흡을 하며, 나에게 쉼을 선물한다. 내 영혼이 나를 잃어버리지 않도록.